의정갈등 속에 의료 현장을 떠나 집단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19일 모여 수련을 재개하기 위한 구체적 대정부 요구를 논의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새로운 대정부 요구사항을 확정해 의결하기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었다. 수련병원별 전공의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의협에서도 김택우 회장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최근 복귀 선결조건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 방안 재검토를 1순위로, 입대·입영대기 전공의의 수련 연속성 보장을 2순위로 꼽았다. 또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도 요구사항으로 내세웠다. 일부 전공의들은 현재 매년 2월 시행하는 전문의 자격시험을 8월에도 한 번 더 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한성존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총회 시작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금일 의결되는 요구안은 공식 대화 테이블에 올릴 의제들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통을 강조하며 출범한 집행부로서 회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현황을 파악하고자 매주 지역 협의회장과 줌 회의, 설문조사를 시행했다”며 정치권과도 접촉했다고 전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신뢰 회복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번 총회에서 의결할 요구사항에 대해 “무너진 중증·핵심의료를 재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을 위해서는 큰 변화가 필요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의료 개혁은 그 방식이 매우 일방적이고 폭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처 입은 젊은 의사들이 다시 중증·핵심의료를 이어 나갈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신뢰를 회복하고 양질의 수련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택우 회장은 총회에 앞서 격려사에서 “새 정부와 국회가 의료대란 사태의 조속한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오늘 총회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다 나은 전공의 수련환경 만들고자 국회·정부 관계자와 함께 관련사항을 논의해 나가고 보다 합리적인 처우 마련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여러분이 수련을 재개할 수 있게 선배 의사들과 전 직역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전공의들이 확정한 요구사항에 따라 수용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런저런 방안들을 실무적으로 고민은 하고 있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며 “결론이 나와봐야 검토해서 수용 가능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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