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면세점 명동점 11층이 K컬처 복합 쇼핑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리뉴얼 오픈 첫날인 18일 오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평일 오전임에도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매장 입구에서는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이 눈에 띄었고 곳곳에 마련된 시식 코너에서는 한국 디저트를 맛보는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이번 리뉴얼의 중심에는 ‘TASTE OF SHINSEGAE’라는 이름의 푸드&기프트 전문관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먹거리와 선물 아이템만 모은 테마형 쇼핑 공간으로 입구부터 디저트·스낵·전통식품·건강기능식품 등이 테마별로 분류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다.
매장은 크게 디저트 존, 팝업 존, 푸드 마켓 존, 건강기능식품 존 등 네 가지 구역으로 구성됐다. 국내 면세점 최초로 입점한 ‘브릭샌드’의 휘낭시에, ‘그래인스 쿠키’ 같은 인기 디저트 브랜드는 물론 SNS에서 화제를 모은 만나당(약과), 슈퍼말차(티 디저트), 니블스(초콜릿), 타이거모닝(진저샷) 등 트렌디한 먹거리들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포장도 예쁘고 맛도 좋다”며 “친구들에게 줄 선물로 여러 개 구입했다”고 말했다.
팝업 존에는 성수, 홍대, 북촌 등 MZ세대가 즐겨 찾는 ‘미식 골목’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여기서는 중소기업이 만든 개성 있는 제품과 감각적인 패키지 디자인이 어우러져 ‘한국의 맛’을 기념품으로 구매하려는 외국인 소비자들의 취향을 겨냥했다. 또 푸드 마켓 존에는 삼청동 에그롤, 헬렌스 비건 쿠키 같은 프리미엄 간식은 물론, 전통 참기름·고추장, 비비고 삼계탕 등 지역 특산물과 간편식이 다양하게 큐레이션돼 있어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 입맛을 두루 충족시켰다.
건강기능식품 존에는 홍삼가 건보, 정관장을 비롯해 세노비스, GNC, 오쏘몰 등 글로벌 건강식품 브랜드가 입점해 여행 중에도 건강을 챙기고 싶은 고객들을 공략했다. 주류 매장에는 고연산 위스키 같은 희소성 있는 아이템들이 전시돼 있었고, 시가 매장에는 하바노스, 다비도프 등 고급 시가 브랜드를 새롭게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중국산 담배 라인업도 확대돼 특정 국가 소비자층을 겨냥한 맞춤 전략으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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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존 8층에 있던 ‘SPACE OF BTS’ 매장도 이번에 11층으로 이전·확장됐다. 리뉴얼된 매장은 BTS 멤버별 굿즈와 앨범은 물론 팬을 위한 체험형 콘텐츠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주변엔 카카오프렌즈, 잔망루피 등 한국 대표 캐릭터 상품을 모아놓은 기프트 존도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패션존 역시 새롭게 손질됐다. 기존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아크메드라비 같은 스트리트 브랜드 외에도, 이번에 게스(GUESS), 엠엠엘지(Mmlg) 단독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특히 명동점 9층에 자리한 기존 패션관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매장 동선을 설계해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리뉴얼은 단순한 매장 리뉴얼을 넘어 최근 변화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식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다. K푸드와 K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한국을 경험하고 싶은 소비’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 중국 단체관광의 무비자 재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외국인 방문객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채정원 신세계디에프 MD담당 상무는 “MD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빠른 실행력과 트렌드 대응”이라며 “성수동, 홍대 등 서울 주요 상권의 감성을 명동점에 집약했고 앞으로도 K콘텐츠 중심의 매장 운영과 상품 개발을 통해 면세 쇼핑의 매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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