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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경착륙' 발언이 부른 패닉셀…"코스피 2100도 장담 못해"

■증시 비관론 확산

고삐풀린 강달러에 美통화정책 전환 기대감 사라져

신저가 종목만 973개…삼성전자 등 대형주 연일 털썩

증권가 "실적악화 전망 속 반등 이끌 호재도 없어"





“더 이상 유가나 금리는 변수가 아니다.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의 늪을 가늠할 수 없다는 ‘R의 공포’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26일 한국 증시는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3% 이상, 코스닥지수는 5% 이상 주저앉는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코스피지수가 3% 이상 빠진 것은 6월 13일(3.52%) 이후 처음이고, 코스닥은 2020년 6월 15일(7.09%) 이후 최대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패닉셀링은 사실상 경기 경착륙이 불가피하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인해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고삐 풀린 ‘킹달러’, 그리고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에 대한 공포감이 동시에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신저가를 새로 쓴 종목은 973개(코스피 367개, 코스닥 606개)로 집계됐다. 삼성전자(005930)는 5만 3000원대로 주저앉으면서 ‘4만전자’ 가능성마저 언급되고 있다. 카카오(035720)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인 5만 9700원까지 주가가 추락했다. 카카오페이(377300)·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게임즈(293490) 모두 나란히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번 하락 랠리는 ‘연준 피봇(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사라진데다 오히려 강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파월 의장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낮추는 데 강력히 전념하고 있다”며 “더욱 제약적인 정책의 결과로 연착륙 확률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해 경기 경착륙 용인을 시사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상반기까지 그나마 믿을 구석이 됐던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해 본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금리 등 금융 여건이 아닌 기업 실적 등 본격적인 실물 경기 둔화는 증시를 장기 침체에 빠트렸던 것이 과거의 경험이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경기 경착륙, 침체 가시화에 따른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을 반영해 이번 하락 추세에서 코스피 바닥을 2050선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유진투자증권은 내년에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보다 5∼10% 줄어들면 코스피는 192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한국과 미국 기업들의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으나 내년 실적이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경제적 고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강세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2차 베어마켓 랠리의 가능성을 더욱 희박하게 한다. 7~8월 반등장을 이끈 투자자는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환율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7월부터 두 달간 5조 9716억 원을 사들였다. 하지만 현재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 달러 강세화가 견조해 외국인의 순매수세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두 달간 주식시장의 반등을 야기했던 것은 시장금리와 유가의 하락이었다”며 “주요 경제지표들이 대거 발표될 예정이지만 해석에 따른 작은 변동은 유발할 수 있어도 거대한 방향을 전환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정치 경제 상황은 킹달러 기조를 구조적으로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극우 정당이 총선에 승리하며 유로화 약세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단이 열렸고 이익 추정치의 하향 조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이 시점에서 지수를 감히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030610) 리서치센터장 역시 “하단을 깼기 때문에 하락 추세가 연장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유럽의 높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수준이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인상 가속화 가능성을 높이며 유로화 반등, 달러화 강세 진정의 트리거가 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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