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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삼성’ 스타트…진짜 초격차 시작된다 [뒷북비즈]

■尹정부, 신동빈 등 1693명 첫 사면

尹 "이번 사면은 민생과 경제회복에 중점"

李 "투자·고용통해 경제에 힘 보탤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 합병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 농단’ 사건의 유죄 판결로 취업이 제한됐던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재계와 정치권에서는 이 부회장이 대형 인수합병(M&A), 초격차 기술 경영, 사장단 회의와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민간 반도체 외교관 역할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광복절을 사흘 앞둔 12일 이 부회장을 비롯한 서민생계형 형사범, 주요 경제인, 노사 관계자, 특별 배려 수형자 등 1693명을 15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들어 단행한 첫 특사다. 특히 이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박영수 특별검사팀 소속 수사팀장으로 직접 수사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이번 사면은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 회복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입장문을 내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다. 재판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법원에 출석해서는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이름을 올린 기업인으로는 장세주 동국제강(001230) 회장, 강덕수 전 STX(011810)그룹 회장 등도 있었다. 조상수 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위원장,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한영석 현대중공업(329180) 대표 등 노사 관계자 8명과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이 선고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도 명단에 포함됐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 정치적 인물들은 사면 대상에서 대거 제외됐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 일부 경제인도 명단에 없었다.

회계 부정과 부당 합병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해 오전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재계는 정부의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곧바로 경영 일선에 복귀해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DS(반도체)부문장 사장 등과 사업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 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현장 경영, 임직원 소통 행보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앞서 올 6월 20일에 열린 삼성 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도 직접 참석하지 못했다. 유럽 출장이라는 비상경영 체제 돌입 계기를 제공하고도 2017년 2월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5년 만에 처음 열린 사장단 회의를 밖에서만 지켜봐야 했다. 이 부회장이 조직에 위기감을 불어넣기 위해 올해 말 대대적인 인사 혁신,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는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향한 인수합병(M&A) 작업에 적극 나설 가능성을 주목했다. 최고경영자인 이 부회장의 수감, 취업 제한 상태에서는 글로벌 대형 기업들과의 실질적 투자 논의에 제약이 많았던 까닭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16년 전장 기업인 하만을 인수한 후 글로벌 M&A 시장에서 아무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올 2월 이스라엘 파운드리 기업 ‘타워세미컨덕터’를 인수한 인텔, 최근까지 세계적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 암(ARM) 매수를 저울질한 엔비디아, 2024년까지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생산 공장 5개를 추가로 짓는 TSMC 등 다른 경쟁사들은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 부회장은 올 6월 다급하게 유럽을 둘러보고 와서도 경영 성과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이 무색하게 파운드리 분야 선두인 TSMC와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파운드리 매출은 지난해 4분기 대비 3.9% 감소했으며 시장점유율도 18.3%에서 16.3%로 하락했다. 반면 TSMC는 같은 기간 매출액을 11.3% 늘려 점유율이 52.1%에서 53.6%로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도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 내부에는 현금만 차곡차곡 쌓였다. 삼성전자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120조 7812억 원에 달한다. 2017년 말 83조 1842억 원이던 현금성 자산이 4년 만에 무려 37조 원이나 더 늘었다. 향후 5년간 국내외에 총 450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공언도 올 5월 발표 이후 몇 발짝 현실화하지 못했다. 이는 SK·현대차 등 총수의 사법 리스크가 없었던 다른 국내 대기업과도 다른 행보였다. 이 부회장이 대형 M&A로 반도체 전체 시장 판도를 흔들 공산이 큰 이유다. 올 상반기 세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양산으로 재가동한 반도체 초격차 전략도 가속페달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첫 삽을 뜬 단계에 들어섰음에도 일정조차 잡지 못한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착공 시점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시 공장은 투자를 직접 이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도 주요 관심사인 만큼 이 부회장이 양국 반도체 동맹의 핵심 축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우리 정부가 칩4 동맹 참여와 한중 관계 유지라는 딜레마에 빠진 가운데 이 부회장이 민간 조율자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은 5월 20일에도 경기도 평택 공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에게 신기술을 직접 소개한 바 있다. 이번 복권을 기점으로 이 부회장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더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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