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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전교조도 교총도 변해야 산다

신중섭 사회부 기자

신중섭기자




“네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전교조 소속이 10명이 넘었는데 이제는 없지. 무엇보다 젊은 교사들이 관심이 없어. 교총도 마찬가지야.”

수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탈퇴한 은사님의 말씀이다. 선생님 말씀처럼 기자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10여 년 전만 해도 전교조 선생님들이 적잖았다. 당시 분위기만 해도 수업 중 선생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손찌검이 날아올 정도였지만 전교조 선생님들은 교실 내 권위를 타파하고 학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앞장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전교조 선생님이 10여 년 새 크게 줄었다. 2003년 10만 명에 육박했던 조합원이 지속적으로 줄더니 지난해 말에는 휴직자를 포함해 4만 2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사이 전교조를 비판하며 갈라져 나온 교사노조는 창립 5년도 안 돼 조합원 4만 5000명을 돌파하며 1위로 올라섰다. 2030세대, 이른바 ‘MZ 세대’ 교사들의 선택이 변화를 낳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MZ 교사들이 말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단순히 노조 활동에 딱히 관심이 없다는 답도 많았지만 ‘시대를 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전교조가 학교 현장이나 젊은 교사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전교조에 가입하면 정치 투쟁에 동원되거나 이념 교육을 아이들에게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가입하기 망설여진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비단 전교조를 향한 생각만은 아니었다. 최대 교원 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전교조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하다. 과거보다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데다 2030 교사들과 소통도 늘려왔기 때문이다. 최근 젊은 교사들의 가입이 늘기도 했다. 그럼에도 고착화된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모습이다.

전교조가 설립 초기 촌지 거부와 체벌 금지, 사학 비리 척결 등 교육계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은 부정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시대가 바뀌고 젊은 교사들의 인식이 변했다는 점이다. 전교조뿐 아니라 교총 역시 고민해야 할 문제다. 수십 년간 공고했던 교원노조 순위 변화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교원단체·노조가 학교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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