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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시험대 오른 尹대통령 인사스타일

안의식 논설위원

'적재적소에 유능 인재' 원칙 들었지만

'검피아·모피아 왕국이냐' 편중 논란

인플레 공포에 경제·금융시장 휘청

복합위기 극복할 리더십 발휘 숙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초 한 달 남짓한 기간 가장 인상적인 점은 청와대 개방과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여권 대거 참석, 그리고 검찰 편중 인사 논란 등이다.

리얼미터가 조사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결과를 보면 5월 넷째 주 긍정 54.1%, 부정 37.7%로 격차가 16.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6월 둘째 주에는 긍정 평가가 48.0%로 줄고 부정 평가가 44.2%로 늘어 격차가 3.8%포인트로 좁혀졌다.

5월 넷째 주 긍정 평가가 특히 높게 나타났던 것은 윤 대통령 취임 초 기대감에 청와대 개방, 5·18 기념식 여권 대거 참석 등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특히 5·18 기념식 대거 참석은 진영을 막론하고 호평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내각 각료, 대통령실 고위직, 여당 의원 등 여권에 5·18 기념식 참석 총동원령을 내리고 실제 거의 전원의 참석을 이끌어냈다. 강경 보수 세력들이 알레르기 반응까지 보이던 저항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도 함께 제창했다. 5·18이 민주당·진보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며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이 광주와 함께한다는 행보였다.

반면 6월 둘째 주 들어 긍정 평가가 줄고 부정 평가가 늘어 격차가 3.8%포인트까지 좁혀진 것은 검찰 편중 인사 논란과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선 등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따른 부정적 여론 때문으로 보인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검찰 출신 인사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부적절이 50.8%로 적절 43.4%보다 높았다. 음주운전 전력 등에 휘말린 박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부적합이 63.9%로 적합 14.9%의 네 배 이상이었다.



윤 대통령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재’라는 인사 원칙을 밝히며 자신의 인사 스타일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 결과 인사와 사정·정보·금융까지 검찰 출신 인사들이 거머쥔 모양새다. 대통령실의 인사기획관, 인사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과 총무비서관, 그리고 법무장관, 국정원 기조실장, 금융감독원장이 모두 검찰 출신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총리, 경제부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차관급 이상 고위 관료의 상당수를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임명했다. 역시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재’라는 인선 원칙을 들었지만 윤석열 정부가 ‘검피아·모피아 연합왕국이냐’는 소리를 듣고 있다.

지난해 기재부는 세 차례나 세수 전망을 수정한 끝에 초과 세수가 61조 4000억 원 나왔다고 밝혔다. 본예산 대비 오차율이 21.7%에 이른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올해 2월 민관합동 세수추계위원회 설치, 추계모형에 국책·민간 연구기관 수치 복수 활용 등의 오차 축소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올해 2차추경 재원으로 또다시 53조 원 규모의 초과 세수를 내놓았다. 본예산 대비 오차율이 15.5%나 된다. 권력의 분점과 견제가 없는 특정 집단의 권력 독점은 이러한 오류조차 드러나지 않게 할 수 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선 승리를 위한 선거 전략 차원이기도 했지만 과감한 통합 행보로 집권의 길을 다졌고 역사 발전도 이뤄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야합’이라는 비난을 받아가면서까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간다’며 3당 합당을 이뤄내 집권의 토대를 닦았다. 집권 후에는 하나회 척결로 실질적인 ‘군사정권’의 토대를 무너뜨리며 문민정부의 기초를 닦았다. 이후 공직자 재산 공개, 금융실명제 등으로 부정부패를 엄단하며 투명 사회를 이끌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김종필 전 총리와의 DJP연합으로 집권의 발판을 닦았다. 집권 후에는 김 전 총리의 자민련과 함께 내각을 나눠가지며 국정 운영의 안정을 꾀했다. 그 결과 외환위기 극복, 정보기술(IT) 붐 조성, 첫 남북정상회담, 일본과의 문화 교류로 한류 붐 바탕 조성 등을 이뤄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쓰나미에 우리 금융시장과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복합 위기가 시작됐다”며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경제 드림팀’이라며 기재부 출신을 대거 중용한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위기 극복이라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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