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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호남서 20% 육박 지지율…민주는 20년 동진정책 붕괴

민주, 4년 전 PK·강원 승리서 올해는 ‘전멸’

잇단 광역단체장 불명예 사퇴로 민심 잃어

국힘, 호남 3곳 모두 득표율 15% 넘길 듯

5·18 참석, 지역밀착형 후보로 지지층 확장

1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 종합 상황실이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등이 자리를 비워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0년간 만들어온 동진 정책의 성과가 4년 만에 무너졌다. 영남은 물론 12년간 지켜온 강원까지 국민의힘에 뺏긴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이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에서 모두 15%가 넘는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대선부터 이어진 호남 구애 전략이 통한 셈이다.

6·1 지방선거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민주당은 4년 전 지선에서 승리를 거뒀던 부산·울산·경남(PK)과 강원을 모두 내줄 것으로 예측됐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전국 단위 선거 2연패보다 영남 전멸이 더 뼈아픈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은 4년 전 지선에서 민선 부활 이후 처음으로 부산 오거돈, 울산 송철호, 경남 김경수 등 부울경의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했다. 여기에 강원에서는 최문순 후보도 3선에 성공했다. 대구·경북(TK)에서도 ‘석패’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의미 있는 성적을 기록했다. 당시 민주당은 경북(오중기)에서 34.32%로 역대 최대 득표율을 얻었으며 대구(임대윤)에서도 39.75%로 제6회 지선 당시 김부겸 후보(40.33%) 이후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1998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지역주의 타파 기치를 내걸고 동진 정책을 진행해왔다. 2000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시장 출마가 대표적이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부산시장 출마는 2년 뒤 대선 승리로 이어졌다. 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얻은 성적은 아니지만 김두관 후보가 2010년 경남에서 진보 단일 후보로 당선되기도 했다.



민주당의 동진 정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은 2016년 제20대 총선부터다. 당시 민주당은 영남에서 총 9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그로부터 1년 뒤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보궐선거로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산과 울산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 제7회 지선에서는 부울경에서 동시에 광역단체장을 배출하며 동진 정책의 꽃이 만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지선에서 영남과 강원에서 전멸하며 20년간 만들어온 동진 정책 성과가 불과 4년 만에 무너져버렸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중도 사퇴하고, 이른바 ‘드루킹 의혹’을 받았던 김경수 경남지사가 최종 유죄 판결을 받으며 지사직을 박탈당하면서 민심을 크게 잃은 게 치명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2일 오전 1시 현재 호남 3곳에서 모두 15%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북에서는 조배숙 후보가 17.59%, 전남은 이정현 후보가 17.58%의 득표율을 얻고 있다. 호남 후보 중 최약체로 분류됐던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도 16.06%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15% 득표율은 후보가 선거 비용을 100% 보전받을 수 있는 수치다. 지금까지 보수 성향 정당 후보가 광주·전남·전북에서 동시에 15% 득표율을 넘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당장 4년 전 지선만 하더라도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광주와 전남에서 광역단체장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4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부터 생활 밀착형 공약들을 앞세워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섰다. 특히 광주 복합 쇼핑몰 유치 공약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난 대선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대남’을 겨냥한 이준석 대표의 행보도 지지층 확장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호남을 향한 구애는 정권 교체 이후에도 계속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8일 만에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에게 소집령을 내렸다. 윤 대통령은 또한 보수 정부 대통령 최초로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렀다. 50년 넘게 이어온 지역 갈등의 벽을 허물고 통합을 위한 행보로 평가받았다.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후보로 내세운 점도 주효했다. 조배숙 전북지사 후보는 전북 익산에서만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중진 의원 출신이다. 이정현 전남지사 후보 또한 전남 순천에서 보수 정당 최초로 재선에 성공하며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당대표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도 광주지검에서 수사과장을 지낸 바 있다. 호남에서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지층 확장에 성공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지선 개표 상황실이 차려진 국회도서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남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앞으로의 노력 여하에 따라 호남도 저희들의 공략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얻었다”며 “호남과의 동행을 앞으로도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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