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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이슈] 다시 쓰는 韓 영화 역사…칸 영화제 휩쓴 송강호·박찬욱 감독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좌)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 / 사진=CJ ENM 제공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가 두 번이나 호명됐다.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송강호는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르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송강호와 배우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배두나가 함께 출연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극 중 송강호는 돈을 받고 아이를 입양시키려는 상현 역을 연기했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 / AP=연합뉴스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한국 남자 배우로서는 최초다. 한국 배우가 칸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밀양’(2007)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전도연이 처음이었다.

송강호는 올해 ‘브로커’를 포함해 8번이나 칸을 찾았다. 그간 ‘괴물’(2006), ‘밀양’(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박쥐’(2009) ‘기생충’(2019) ‘비상선언’(2021) 등으로 칸에 초청됐고,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4번이나 올랐다.

국내에서 ‘국민 배우’라는 호칭에 걸맞은 대표 배우인 그는 수상에 크게 기뻐했지만 의연하기도 했다. 시상식 후 국내 취재진들과 만난 그는 “상을 받기 위해서 연기를 할 수도 없고 하는 배우도 없다”며 "좋은 작품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최고 영화제에 초청도 받고 거기서 격려를 받고 수상도 하게 되고 이런 과정 자체가 있을 뿐이지 절대적인 가치라 생각하진 않는다. 아주 매우 행복하고 영광스럽지만 이게 목표가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 로이터=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2016)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장편 한국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위상을 높였다. ‘헤어질 결심’은 변사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스릴러로, 지난 23일 칸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로써 박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감독상을 받게 됐다. 한국 감독으로 수상하는 것은 ‘취화선’(2002) 임권택 감독 이후 두 번째다.



칸에서 박 감독의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쟁부문 진출은 네 번째이고, ‘올드보이’(2004)와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아가씨’는 아쉽게 무관에 그쳤다.

감독상 호명 후 무대 위에 오른 박 감독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 영화와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헤어질 결심’이 영화제 소식지인 스크린 데일리에서 경쟁 부문 작품 가운데 최고점인 3.2점을 받으며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떠올랐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국내 취재진들과의 자리에서 “평점이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이 많아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강호(좌), 박찬욱 감독 / 사진=CJ ENM 제공


두 한국 영화인이 동시에 칸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것 역시 뜻깊은 일이다. 특히 송강호와 박 감독은 ‘박쥐’ ‘설국열차’ 등을 통해 오랜 시간 함께 호흡해 온 사이다.

송강호는 “내가 박찬욱 감독님과 오랫동안 작업했던 배우라서 남다른 감정”이라며 “감독님 눈빛을 보는 순간 정말 좋았고, 서로 축하하는 순간의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영광의 순간을 되짚었다.

박 감독은 “우리가 같은 영화로 왔다면 동시에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한 영화에서 감독상과 주연상을 같이 주지 않으니까 우리가 다른 영화로 와서 동시에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배우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에게 보낸 축전 / 사진=대통령실 제공


한국 영화가 세계를 놀라게 한 반가운 낭보에 윤석열 대통령도 축전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송강호에게 “영화사에 길이 남을 송 배우님의 뛰어난 연기는 우리 대한민국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 단계 높여줬고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큰 위로가 됐다”며 “한국이 낳은 위대한 감독의 영화들도 배우님의 연기가 없었다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라고 축하를 전했다.

박 감독에게는 “한국 영화의 고유한 독창성과 뛰어난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박 감독님과 배우, 제작진이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세계인에게 널리 사랑받는 좋은 작품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한층 높여주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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