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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자들과의 ‘편한 동거’

정치부 김남균 기자


지난해 11월 기자는 봉하마을을 찾았던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앞으로도 기자들 앞에서 직접 입장을 밝힐 것이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대통령이 돼서도 (백브리핑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취임 일주일을 넘긴 지금, 윤석열표 소통에 대해 첫 평가를 내린다면 ‘형식의 파격, 내용의 빈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시대’를 열며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과 언론인들이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기자실이 있는 1층 로비에서 기다리면 대통령의 출퇴근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구조다. 소통 강화를 위해 매일 대통령 스스로를 언론에 노출시키는 ‘불편한 동거’를 자처한 것이다. 대통령이 출근길에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약식 문답(도어스테핑)하는 모습도 자연스레 연출됐다. 대통령의 소통 방식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소통의 질이 선진화된 형식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12일, 17일 총 3번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했다. 첫 날을 제외하면 모두 1분도 채 안돼서 끝났다. 특히 17일에는 윤재순 총무비서관 논란과 같이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한 질문들이 준비된 상태였다. 윤 대통령은 질문을 받자 “다른 질문 없죠?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말한 뒤 엘레베이터에 탑승했다.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나온 모호한 발언들을 ‘해석’해야만 했던 전임 대통령 때와 같은 일이 사실상 반복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언론을 마주하기 싫은 순간을 많이 마주할 것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굵직한 사회 개혁을 약속했기 때문에 불편한 질문은 더욱 날아들 것이다. 미국 대통령은 현안 마다 백악관 내 기자실에서 직접 브리핑하고 가끔은 기자들과 얼굴을 붉혀가며 토론한다고 한다. 윤 대통령도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왜 한덕수 후보자가 국무총리 적임자인지’ 등을 분명히 설명하고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용산 시대를 연 취지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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