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코리아의 팹리스 지원 프로그램으로 설계자산(IP) 계약 건수가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 Arm코리아 사옥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황선욱 Arm 코리아 지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Arm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다. 반도체 칩 설계에서 ‘뼈대’ 역할을 하는 IP를 국내외 유력 고객사에게 공급한다.
Arm 코리아는 반도체 IP를 국내 시스템 반도체 설계 회사가 보다 유연하게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국내 팹리스 성장에 기여하면서, IP 계약 건수까지 늘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특히 Arm ‘플렉시블 액세스 프로그램’ 국내 확대가 괄목할 만하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한 칩 설계 회사들은 일정 금액만 지불하면 Arm IP의 70% 정도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초기 칩 개발 부담금이 줄어든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 회원사 비율은 지난 2년 간 빠르게 늘어났다. 세계 100개 이상 플렉시블 액세스 프로그램 회원사 중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 활발하다.
Arm은 이 프로그램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서울대학교 등과도 손잡았다. 두 기관과 함께 팹리스 스타트업이 Arm IP를 별도 비용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시제품 제작까지 지원한다. 13개 스타트업이 참여했고, 8개 업체가 올해 칩 제작을 진행할 계획이다.
황 지사장은 “Arm은 고객사의 칩 개발 시간을 줄이면서, 호환성·보안성을 높이는 IP를 확보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시스템 반도체 유니콘(설립 10년 이하 10억달러 매출 스타트업)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Arm 인증 디자인 파트너(AADP)’라는 프로그램도 순항 중이다. Arm코리아는 이 프로그램으로 국내 반도체 디자인 하우스 회사를 지원한다. 디자인 하우스는 고객사가 의뢰한 반도체를 설계하는 업체를 말한다.
지난 2020년 이후 에이직랜드, 에이디테크놀로지, 코아시아, 가온칩스 등 4개 업체가 AADP에 가입했다. 2년 간 이들의 질적 성장이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가온칩스가 Arm의 ‘베스트 디자인 파트너’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글로벌 20개 AADP 회원사 중 1위다.
황 지사장은 “올해에도 한국에서 베스트 디자인 파트너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디자인 하우스가 파운드리 용역 업무 위주였던 사업 모델에서 칩 고객사를 직접 상대하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 중”이라며 “Arm도 이들의 성장성을 보고 다양한 응용처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rm은 1990년 영국에 설립한 반도체 IP 회사다. 1990년부터 2021년까지 31년간 Arm 기반 반도체는 2150억개 출하됐다. 이 중 최근 6년 간 1400억개를 출하했을 정도로 최근 칩 시장에서 Arm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회계연도 Arm의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27억 달러(약 3조4200억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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