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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인싸템' 된 인니 발효콩 '템페'…국내서도 만든다고? [지구용]

국내 유일 템페 제조사 '파아프' 장홍석 대표 인터뷰

청국장, 낫토와 더불어 세계 3대 콩 발효식품인 인도네시아 전통음식 템페. /사진제공=파아프




채식에 관심있는 용사님들, 혹시 ‘템페(tempeh·사진)’라는 음식 아세요? 요새 비건들 사이에서 인싸템으로 입소문 난 식재료인데요. 내심 인싸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욕망을 품은 에디터는 템페에 대해 불꽃 서치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어요. 우리나라에도 벌써 국산콩으로 템페를 만드는 회사가 있다는 것! 게다가 이 회사, 독특한 이름, 세련된 디자인의 로고와 매장을 성수동에 낸 것까지 그야말로 ‘요즘 갬성’의 끝판왕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구용>이 직접 만나고 왔어요! 파아프의 이야기, 지금 시작할게요.

템페가 뭐야?


구운 템페를 올린 샐러드. /사진제공=파아프


삶은 콩을 바나나잎에 싸서 발효시킨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으로 청국장, 낫토와 더불어 세계 3대 콩 발효식품으로 꼽혀요. 외관은 노란 콩을 꽉 뭉쳐 만든 하얀 벽돌 모양에 향이 거의 없으며 간도 돼 있지 않아 요리에 활용하기 좋아요. 구운 템페의 식감은 살짝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요. 템페 100g에 함유된 단백질은 하루 권장량의 38%로 두부보다 1.5~2배 정도 많은 고단백 건강식이자 비건식이라고.

무용하다 템페 제조에 뛰어든 사연


서울 성수동 파아프랩에서 장홍석 대표가 템페가 될 콩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박윤선기자


이제 막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템페를 누구보다 일찍 접하고 국내에서 제조까지 하고 있는 장홍석 대표님. 대표님의 원래 직업은 무용가(!)였대요. 공연 때문에 해외를 다닐 기회가 많았는데, 요리를 좋아하는 대표님은 그 나라의 다양한 식재료를 맛보는 게 낙이었다고. 그러다 인도네시아에서 템페를 접하고 빠져들게 된 거죠.

“처음엔 템페가 콩으로 만든 건지도 몰랐어요. 그냥 맛있어서 현지 템페 공장까지 가보게 됐죠. 한국에 돌아와서 그 맛이 생각나길래 제품을 사 먹어봤는데 제가 알던 그 맛이 아니었어요. 모양도 다르고 냄새는 쾨쾨하더라고요.”

템페를 만들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인도네시아 제조사를 포함해 여러 군데 메일을 돌렸지만 거절이나 읽씹이었다고. 그런 대표님에게 기회가 왔어요. 일본에 정착한 인도네시아 셰프가 비법을 전수해주겠다고 한 거에요. 스승님께 비법을 전수 받은 대표님은 한국으로 돌아와 집에 병아리 부화기 같은 조그만 발효 공간을 만들고 템페를 만들었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템페로 사업을 해야겠다, 이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그냥 맛있게 만들어서 저도 먹고 주변에도 좀 나눠주고 그랬죠. 근데 그게 입소문이 나면서 회사까지 만들게 된 거에요.”

사업에 문외한인 대표님이 회사를 설립할 수 있었던 건 아버지와 형님의 도움이 컸대요. 충남 태안에 처음 공장을 만들 땐 아버님과 둘이 코피를 흘려가며(!) 망치질을 하셨다고. 아버님은 파아프의 템페 마스터로서 태안 공장에서 제조 전반을 책임지고 계시고 형님은 경영을 담당하고 있어요. 친환경, 채식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서도 높아지면서 템페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파아프 템페 주문도 폭주중. 태안에 이어 경기도 광주에 2공장을 짓고 있대요.

인도네시아 대통령 전담 요리사 : 한국 템페가 더 맛있는데?


파아프 템페 패키지. /사진=박윤선기자


이렇게 고생 끝에 만들어 낸 파아프의 템페는 수입 GMO(유전자변형) 콩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국산 콩으로 만들어요. 신선하고 좋은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는 파아프의 신조 때문. 오죽하면 콩 농사를 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데요(!)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공식 메뉴로 저희 파아프 템페를 사용한 요리를 선보였어요. 직접 요리한 현지인 전담 셰프가 인도네시아 템페보다 맛있다고 극찬하시더라고요. 인도네시아는 대부분 수입 GMO 콩을 사용하는데 한국은 콩이 좋아 템페가 신선하고 맛있다는 거에요. 템페에는 콩과 균만 들어가기 때문에 콩이 정말 중요해요. 원료의 일부라도 저희가 직접 기른 콩을 사용해 보려 농사까지 준비하게 됐어요. 최대한 자연에 덜 해가 가는 농법을 연구하는 게 먹거리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사회적 책무란 생각도 있고요."

템페회사 사장이 추천하는 초간단 템페 레시피


①템페 구이 : 기름을 살짝 두르고 소금을 뿌려 구워 먹는 가장 간단한 조리법.

②템페 양념 구이 : 템페에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소금, 올리브유를 둘러 버무려서 구워 드세요.

③템페 찜 : 찜통에 가볍게 쪄서 고추장에 찍어 쌈 싸먹기!

※체질상 생템페를 먹고 더부룩함을 느끼는 분들도 있어 조리해 먹는 것을 추천해요. 보관은 냉장실에는 3~4일, 냉동실에는 1년 정도. 더 많은 템페 레시피는 파아프 유튜브를 참조하세요.


참, 의외의 사실! 대표님은 채식주의자가 아니에요. 대표님은 “식당에 비건 옵션이 있으면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하는 정도다. 템페에 관심을 가진 것도 새롭고, 정말 맛있어서였다. 지금도 홍보할 때 비건이나 채식 같은 단어를 일부러 사용하지 않는다”며 “채식을 하든 하지 않든 다양한 사람들이 템페를 즐길 수 있기 바란다”고 하셨어요. 대표님의 바람대로 누구나 템페를 접하고 그 매력을 느끼게 되길 <지구용>도 응원할게요. 참고로 파아프 템페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중이에요. 템페에 대해 자세히 더 알고 싶은 용사님은 성수동 파아프랩에서 진행하는 발효 워크숍에 참가해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비정기적으로 오픈하던 파아프랩은 오는 5월부터 상시 운영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 들러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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