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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국채 채권지수 편입하는 월가…불러드에 힘실어준 PPI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경의 일부 군병력을 철수한다고 하면서 긴장을 완화시켰다. 다만,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AP연합뉴스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협상할 것”이라는 발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는데요. 나스닥이 2.53%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58%, 1.22% 올랐습니다.

우크라이나와 관련해서는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대로 일단 월가의 시각이 맞아들어가고 있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 전쟁은 없으며 긴장완화가 10년 만기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3.6% 하락했습니다.

다만, 산 넘어 산이라고 다시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금리인상 압력 문제가 커지고 있는데요. 유가와 밀 등 농산물 추가 가격상승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기본적으로 인플레 문제가 심각했던 데다가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을 아주 크게 웃돌았기 때문입니다. 당분간은 우크라이나와 인플레 문제가 시장을 지배할 것인 만큼 새로 나온 내용을 위주로 살펴보겠습니다.

JP모건, 전쟁위기에도 우크라 신흥국 채권지수 편입…美, “러시아군 철군 확인 안 돼


우크라이나에 대한 월가의 시각을 간접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 사례를 보겠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이 전쟁 위협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현지통화 국채를 신흥국 채권지수인 GBI-EM에 추가하기로 했다는데요. 지난해 10월 결정이 난 사안으로 다음 달 말부터 적용이 된다고 합니다.

지수에 편입이 된다는 것은 해당 지수를 벤치마크로 쓰는 펀드들이 해당 채권에 자동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는데요. WSJ은 우크라이나에 2억6640만 달러가 투자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편입 과정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는 수년이 걸립니다. 이미 정해져 있던 것으로 볼 수 있지요. 또 지수에 들어있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반드시 이를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런 움직임은 시장에 심리적 영향을 줍니다. 적극적으로 본다면 월가가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그런지와는 별도로 최소 그런 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특정국에 해외 투자자금이 들어간다는 것은 분명 그 의미가 있기 때문인데요.

모니카 두트 모닝스타 패시브 전략 리서치팀 헤드는 “이것은 우크라이나에 좋은 소식”이라며 “큰 손들이 갑자기 특정 채권시장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부 군병력 철수 주장에도 이는 최종 확인이 되지 않았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외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동안 계속 전해드렸지만 월가는 우크라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낮게 보며, 일어나더라도 단기 내는 아니고 미국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데요. 일시적 쇼크는 있겠지만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이날도 긴장완화 조짐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줄면서 10년 물 미 국채금리가 연 2.05%를 넘어섰는데요.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케이스 러너는 “역사적으로 지정학 리스크는 시장의 기저 트렌드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짚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의 철군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는데요.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여전히 15만 명의 러시아군이 배치돼 있다는 것이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는 “러시아가 외교적 대화에 열려있다고 하지만 정보당국이 파악한 바로는 상황이 좋지 않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국격을 접한 벨라루스에 야전병원을 세우고 있으며 이는 침공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WSJ은 “러시아에서 엇갈린 군사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며 “서방국가들은 크렘린의 움직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돈바스 지역 독립국가 인정도 변수”…“우크라이나 드라마와 함께 나타난 인플레 압력”


실제 일부 병력 철수는 기만전술일 수도 있고 러시아의 시간벌기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인 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어떤 카드를 가져올지 재겠지요. 침공 가능성을 버리지 않은 채 말입니다. 그래야 서방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서방국가들도 외교에 매달리고 있다는 점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단호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러시아와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는 러시아 두마(하원)가 푸틴에게 분쟁지역인 우크라이나 돈바스의 도네츠크공화국과 루한스크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해줄 것을 촉구한 것도 변수가 될 듯한데요. 달리프 싱 백악관 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경제 방송 CNBC에 러시아 두마가 독립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만약 푸틴이 두마와 함께 그것을 한다면 이는 우크라이나의 주권훼손”이라며 “미국은 대응할 것이며 (러시아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긴장이 완화하는 사이로 인플레 압력이 또 하나 나타났다. 1월 PPI가 예상치를 두 배 웃돈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도 이 부분을 경고하고 나섰는데요.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러시아가 러시아의 진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국가의 독립을 인정하는 것은 정치·외교적 해결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2015년 맺은 민스크-2 협정의 중단을 뜻한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민스크 협정이 유명무실하긴 했지만 이 협정을 틀로 해 평화적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요.

핵심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드라마와 함께 인플레 압력이 다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이후 월가에서는 연준이 선호하는 지표인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2월 CPI에 주목해왔는데 갑자기 1월 PPI가 시장 예상치를 두 배 뛰어넘으면서 경각심을 높인 건데요. 1월 PPI는 전월 대비 1% 상승해 전망치(0.5%)의 두 배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9.7%로 10%에 육박했죠. 케이시 보스찬치치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군병력 일부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은 증시 상승과 유가하락에 도움이 됐다”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이것이 실제 맞는지 확인하려고 하고 있고 동시에 미국의 도매물가가 급등했다. 이는 연준이 뒤쳐져 있다는 의미이며 연준은 올해 초반에 더 많은 긴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연준, 고통 없이 물가 잡기 어려워”…16일 FOMC 회의록에 관심


물론 PPI 오름세가 고스란히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마진을 줄이거나 생산성 향상으로 대응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흐름이 지속하면 결국 부담전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제 CNBC가 내놓은 설문을 보면 47%의 소기업이 가격을 올리고 있고 32%는 올릴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79%의 기업이 물가상승에 기여하거나 기여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PNC의 이코노미스트 커트 란킨은 “PPI는 기업체들이 겪고 있는 가격압력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몇 달 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안 그래도 부담스럽던 상황인데 PPI 수치가 매파에게 새로운 근거가 된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CNBC는 “PPI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어디에나 있다는 점이 나타났다”며 “이 수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말을 뒷받침하며 연준이 어느 정도는 더 강한 대응을 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불러드 총재에게 힘이 좀 실렸다고 해서 연준이 그의 말처럼 가는 것은 아닙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여전히 시간이 꽤 남아있고 물가지표도 더 봐야 하죠.

16일에는 연준의 FOMC 회의록이 나온다. 연준 내 분위기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AFP연합뉴스


전체적인 기조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소 낮아지는 기미도 보이긴 하는데요. 전날 나온 뉴욕 연은의 조사를 보면 1년 뒤 인플레 기대치(중앙값)가 5.8%로 지난해 12월(6.0%)보다 떨어졌습니다. 수치 하락은 2020년 10월 이후 처음인데요. 3년도 4.0%에서 3.5%로 낮아졌습니다. 이는 작지만 단계적 대응의 근거가 될 수 있는데요.

CNBC는 “그럼에도 연준은 긴축을 준비 중이며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금리가 1.75%포인트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0.25%포인트씩 7번의 금리인상을 말하는데요.

중요한 것은 연준이 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면서 물가도 잡고 경기침체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시장의 의견이 일치하는 분위기인데요. 만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루크 엘리스는 “연준은 뒤처졌으며 많은 금리인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으로는 데이터가 추가될수록 진영별로 하나씩 논거를 쌓아가는 형국이 될 겁니다. 이를 통해 연준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추정할 수 있겠죠. 16일에는 연준의 FOMC 회의록이 나오는데요. 이를 통해 연준 내 분위기를 좀 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이클 아론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최고 투자전략가는 “(회의록에서) 연준이 그들이 인플레 대응에 늦었다는 점이 드러난다면 투자자들을 뒷걸음질치게 할 것”이라며 “이는 더 많은 금리인상과 추가적인 긴축을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인데요. 16일 FOMC 회의록도 ‘3분 월스트리트’에서 상세히 분석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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