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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랏빚은 급증하는데 여야는 닮은꼴 선심 공약 경쟁


여야 양대 정당의 대선 후보들이 ‘닮은꼴’ 선심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표심을 잡기 위해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경쟁적으로 엇비슷한 카드를 꺼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병사 봉급 200만 원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하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최근 똑같은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13일 “500%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윤 후보가 지난해 내놓은 ‘역세권 첫 집’ 정책과 유사하다.

집값을 잡기 위한 250만 가구 주택 공급 대책도 판박이나 다름없다. 이 후보가 이 가운데 100만 가구를 ‘기본주택’으로, 윤 후보는 30만 가구를 ‘청년 원가주택’으로 공급한다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거론했다. 두 후보는 경부고속도로·철도 지하화와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확대에 대해서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최근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14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이 후보는 “대폭적 증액”, 윤 후보는 “충분한 지원”을 언급하며 ‘현금 더 주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는 수백조 원이 들어가는 공약을 얘기하면서도 뚜렷한 재원 마련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후보의 기본주택에 약 300조 원, 윤 후보의 청년 원가주택에 약 90조 원이 각각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병사 봉급 인상에도 5조 원 이상의 예산이 더 소요된다. 이러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각각 “쌍 포퓰리즘이냐” “세금이 꿀단지냐”라고 비판하는 것이다. 올해 누적 국가 채무는 1,064조 원으로 치솟고 국민 1인당 나랏빚은 2,000만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력 후보들은 나라 곳간 사정을 외면하면서 표만 얻고 보자는 매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후보들이 성장 동력 키우기 등 구체적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계속 포퓰리즘 경쟁에 매몰된다면 미래 세대의 고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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