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사진) 하나금융 부회장에 대한 법적 리스크 해소 여부가 오는 2월 줄줄이 결론 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채용 관련 재판에 앞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중징계 취소 청구소송 1심 결과가 예정되면서다. 함 부회장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에 이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두 재판 결과가 차기 수장 선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조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 16일 서울행정법원에서 함 부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제기한 DLF와 관련한 중징계 취소 청구소송의 선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함께 함 부회장을 대상으로 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 제재를 내렸다. 문책경고는 중징계로 3년간 신규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다. 함 부회장이 금융 당국을 상대로 중징계 취소 소송을 건 것도 이 때문이다.
함 부회장은 DLF 사태 외에 채용 문제와 관련해서도 다음 달 25일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함 부회장이 하나은행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5년 당시 지인의 자녀 채용과 관련한 지시를 인사부에 전달하는 등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1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3년,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현재 하나금융은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김 회장의 후임을 정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확정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다음 달 중순께 쇼트리스트(최종 후보자 명단)를 추려 이르면 다음 달 말 단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그간 함 부회장은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과 함께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꼽혀왔다.
업계에서는 함 부회장이 두 재판 모두 무죄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함 부회장과 같은 혐의로 법적 공방을 치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 회장이 모두 승소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채용 관련 재판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2심에서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받았다. 손 회장의 경우 지난해 9월 재판부가 현행법상 내부 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 아닌 준수 의무 위반으로는 제재 조치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금감원의 징계 취소를 결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과 손 회장의 선례만 놓고 보면 함 부회장의 재판 결과 역시 이와 유사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라며 “2월 말 결정되는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jiki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