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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Insight]위기 경고음 커지는데...홍남기, 경제성과 자화자찬

권혁준 경제부 기자

금리·환율 등 거시지표 불안에

KDI도 경기하방위험 확대 경고

뜬금없이 페북에 성과홍보 나서

막판까지 담백하게 최선 다하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기획재정부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 제공=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뜬금없이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성과 홍보에 나섰다. 환율·금리·물가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경고음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총리는 정권 막판 자화자찬에 열을 올리고 있는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홍 부총리는 10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Prologue(도입부)’라는 해시태그까지 달며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지난 5년간 경제 분야 성과와 과제를 약 15일간 매일 3개 내외를 묶어 차례대로 올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했다는 내용처럼 ‘잘 알려진 내용’과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성과’를 알리겠다는 게 홍 부총리의 설명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부 경제 분야 36대 성과와 과제’라는 총 233쪽의 두꺼운 책을 펴냈다. 홍 부총리는 해당 책자의 내용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경제주체가 한마음으로 합심해 이뤄낸 우리나라의 주요 경제 성과를 바로 알고, 우리 경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작 주요 경제주체들은 ‘자부심’을 느낄 틈조차 없다. 시장 곳곳에서는 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이 커지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던 1,200원대를 넘나들고 있고 물가는 지난 한 해 동안 2.5% 오르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선거를 앞둔 선심성 돈 풀기에 국고채 금리(3년물)는 지난 7일 기준 2%대를 기록하는 등 급등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에도 기준금리를 최소 두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매파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가계부채 등 경제 취약 계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실물경제도 자화자찬을 하기에는 상처가 너무 크다. 코로나19 확산에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인 ‘위드 코로나’는 중단되고 방역이 다시 강화되면서 연말연시 호황을 놓친 자영업자들의 한탄 소리는 커지고 있다. 기업 심리,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2달 연속 ‘경기 하방 위험 확대’를 경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공급망 교란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양적 긴축을 시사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정권 말이 코앞이기는 하지만 성과를 자랑할 여유는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최선을 다한 사람은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담백하게 나아간다는 말이 있다. 저부터 늘 가슴에 ‘지지지지(知止止止·그침을 알아 그칠 때 그친다)’의 심정을 담고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왔고 또 걸어갈 것입니다.” 홍 부총리가 지난해 4차 재난지원금 논란 당시 페이스북에 썼던 글이다. 현재 부총리가 가장 곱씹어야 할 글이 아닌가 싶다. 때이른 ‘자부심 주입’은 반대로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말 안 해도 국민이 직접 자부심을 체감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마지막까지 ‘담백하게 나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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