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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 뛰고 알짜카드 단종...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역습

연회비 수익 2년만에 1,000억↑

정부 소상공인 지원 생색내기에

신용판매 수익 보전위한 고육책

작년 신용·체크카드 192종 사라져

올해도 소비자 혜택 축소 불가피

카드사 노동조합협의회 등 관계자들이 지난해 12월 2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카드 수수료 재산정 결과 발표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노조는 총파업을 당분간 유예하는 대신 가맹점 수수료를 주기적으로 재산정하는 적격비용산정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의 적극적인 운영을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사진=윤지영 기자




3년마다 반복되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생색을 내는 동안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하자 연회비를 인상하고 혜택이 많은 일명 ‘혜자 카드’를 축소하고 나섰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업 카드사 7곳(BC카드 제외)이 거둬들인 분기 연회비 수익은 2,883억 원이었다. 지난 2018년 말 금융 당국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가 첫 적용된 2019년 1분기 연회비 수익 2,352억 원에 비해 531억 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들 카드사의 연간 연회비 수익은 2019년 9,893억 원, 2020년 1조 685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1~9월 누적액이 8,437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 1~3분기 연회비 누적 수익이 8,017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는 연간 1조 1,000억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연회비 수익 증가세는 카드 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로 신판 부문의 손실이 커지자 카드 연회비 인상 등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카드사 입장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조치가 무이자 할부 서비스 축소나 연회비 인상 같은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연회비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려는 의도가 아예 없다고는 이야기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카드 업계가 법인카드의 최초 연도 연회비를 면제하지 않기로 한 점도 연회비 수익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1월부터 새로 발급되는 법인카드에 대한 연회비 부과를 의무화하도록 ‘신용카드 법인회원 연회비 부과 등에 관한 표준 약관’을 제정한 바 있다.

또 반복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부작용으로 지난해에만 신용·체크카드 약 200종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업계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 15일까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각각 143종과 49종의 신규 가입과 유효기간 연장을 중단했다. 단종 카드 수량은 2018년까지만 해도 100종 이내였지만 2019년부터 200종 내외로 늘었다. 또 카드 단종 급증은 2019년 대법원이 카드사가 마일리지 등 부가 서비스를 줄일 수 있다는 약관 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알리지 않을 경우 축소된 부분을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이유도 크다.



물론 알짜 카드가 단종돼도 기존 카드가 리뉴얼되면서 일명 ‘신상 카드’도 급증한 상황이다. 2020년 183종이 출시됐지만 지난해의 경우 12월 15일까지 227종이 새로 나왔다. 하지만 알짜 카드의 후속작은 명칭은 비슷해도 혜택이 쪼그라들거나 연회비가 늘어난 게 대부분이다.

올 들어서도 이달 말 달라지는 가맹점 수수료 적용을 앞두고 ‘혜자 카드’의 퇴출이 잇따르고 있다. 신한카드는 예상을 웃도는 수수료 인파 폭에 결국 출시된 지 약 1년밖에 되지 않은 ‘더모아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6시 이후부터 재발급 시 유효기간 연장도 불가능하다. 더모아카드는 월 한도와 횟수 제한 없이 결제 금액에서 1,000원 미만인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기능이 탑재돼 알뜰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업계에서는 더모아카드를 시작으로 단종 수순을 밟는 알짜 카드들이 줄지어 나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카드 업계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은 지난해 12월 15일 기준 총 192종(신용 143종, 체크 49종)의 카드를 단종시켰다. 올해 단종이 유력한 카드로는 △D4@카드의 정석(우리카드) △삼성카드&마일리지플래티넘(삼성카드) △탄탄대로올쇼핑티타늄카드(KB국민카드) △제로에디션2(현대카드) 등이 거론된다. 모두 할인율·적립률이 높아 카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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