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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늘 파티에 늦었다”…모건스탠리의 걱정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월가의 개미투자자들에 대한 걱정이 다시 커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최근 3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한 데 따른 반작용으로 나스닥이 2.40% 상승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78%,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60% 올랐는데요. 월가에서는 그동안 투자자들이 채권을 과도하게 많이 사들였고 주식은 지나치게 팔았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오미크론과 관련해서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이날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락다운은 없다”고 재확인했죠. 짧지만 강하게 맹위를 떨치지 않겠느냐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입니다. 기간이 짧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텐데요.

오늘은 시장이 다시 오르면서 소매투자자, 즉 개미들에 대한 우려가 나왔습니다. 오미크론에 내년부터 통화정책 정상화가 겹치면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이에 대한 내용을 전해드리면서 유명 전문가들의 예측을 어떻게 볼지도 추가로 살펴보겠습니다.

“소매 투자자 팬데믹 이후 대부분 등장…정치권도 부추겼는데 증시 하락하면 어떻게 하나”


루치르 샤마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최고 글로벌 전략가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전 세계적으로 증시에 엄청난 관심이 있으며 그것은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보여주는 정신없을 정도로 과도한 페이스는 나에게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또 “만약 증시가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라며 “많은 정치인들을 보면,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개인의) 증시참여를 축하하고 있는데 만약 이것이 일종의 금융 민주화라면 문제는 황소장은 논쟁이 있지만 12년이나 됐다는 점”이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소매 투자자들은 늦게 뛰어들었다. 특히 팬데믹 이후에 파티에 등장했다”며 “그들은 파티에 늦게 왔고 반면 유명한 최고경영자(CEO)들은 주식을 엄청나게 팔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죠. 초기 투자자, 즉 기관이나 오너, 경영진은 오래 전부터 해당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상당한 평가차익을 보고 있고 주가가 어느 정도 하락하더라도 이익을 상당히 낼 수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뒤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출발점이 다르다는 겁니다. 이 경우 증시의 방향이 바뀌면 소매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겠죠.

루치르 샤마 모건스탠리 자산운용 최고투자전략가가 "개인투자자들은 항상 파티에 늦었다"며 향후 증시 하락 때의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샤마 전략가는 파티는 오후7시에 시작했고 지금이 11시라고 하더라도 파티가 새벽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물론 우리는 파티가 정확히 언제 끝날지 모른다. 하지만 과거 100년을 되짚어 보면 소매투자자는 항상 늦게 왔다”며 “1929년부터 보면 1973년의 황소장, 1999~2000년의 불마켓도 그랬다. 돈값이 싸니까 지금으로서는 파티가 계속되겠지만 다음 몇 달 동안 상황이 달라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내년 3월에 끝나고 본격적인 금리인상 구간으로 진입하면 올해와는 상황이 180도 달라진다는 뜻이죠.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이제 시장은 연준의 지원을 기대하면 안 된다는 말을 전해드렸는데 같은 맥락입니다.

그는 투기흐름이 증시뿐만 아니라 미술시장, 암호화폐 등 전반에 퍼져있다는 점도 걱정했는데요. CNBC의 간판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여전히 크리스마스 랠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지만 내년부터 상황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특히 정치권도 개미들의 자산증식을 좋게 보고 격려해왔지만 거꾸로 떨어질 때 어떻게 할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사회를 넘어 정치적 이슈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을 앞두고 이런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월가에서 부담스럽다고 할 정도이면 일부에서는 실제로 감당이 안 되는 수준까지 투자자 이뤄졌을 수 있으니까요.

“여전히 상당한 소매 자금 유입”…“반도체·금융·에너지 등 투자할 데는 늘 있다”


소매 투자에 관한 얘기를 좀 더 알아보죠. 에밀리 보워삭 힐 보워삭 캐피탈 창업 파트너는 “우리는 여전히 상당히 많은 소매 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보고 있다”며 “오미크론 관련 증시하락 때 소매 투자자들의 기록적인 매수세를 봤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그는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다고 봤는데요. “나의 가장 큰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는 중국의 경기가 계속해서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고령화와 꽤 급격한 제조업 감소를 보고 있으며 나는 중국 문제가 충분히 가격에 반영돼 있지 않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은 결국 2~3%대로 돌아오겠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며 오미크론은 소비를 지체시킬 수 있다고 봤는데요.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고 통화·재정지원책이 사라진다고 모든 종목이 매일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사실 증시 상승세 때는 상대적으로 수익을 내기 쉽지만 하락세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게 진정한 실력이겠지요.

꼭 공매도가 아니더라도 눈이 밝은 투자자와 펀드매니저는 이럴 때 진가를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돈 벌 기회는 항상 있다는 건데요. 스테파니 링크 하이타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모든 것은 투자대상의 다양화에 관한 것”이라며 “우리는 내년에 추세를 넘는 성장을 볼 거다.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3~4% 성장도 좋은 것”이라고 했는데요.



여전히 미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억눌린 수요가 있고 소비가 좋아 금융과 산업, 에너지, 레저 등이 괜찮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 주말 동안 640만 명이 항공여행을 했다는 설명도 했는데요. 인공지능(AI)과 전기차, 마이크론을 비롯한 반도체 종목은 예상보다 더 잘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년 간 투자를 할만한 분야라고도 했습니다. 이들 분야는 연준의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기 보다는 자체적인 성장성이 더 중요한 것들이지요.

앞의 샤마 전략가의 말과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단순히 소매투자자들이 많아졌고 이들이 뒤늦게 뛰어들었다는 것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일 수도 있거든요.

샤마 전략가의 문제의식은 충분한 유동성이나 명확한 종목 분석 없이 남들이 하니까 나도 투자에 나선 이들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나중에 주가가 하락하면 패닉에 빠질 수 있겠지요.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FAANG에는 계속 투자하라는 말이 꾸준히 나오고 있고 링크 CIO의 얘기처럼 경기순환주를 비롯해 특정 종목에 투자하면 된다는 조언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분석들을 꼭 함께 봐야하겠습니다.

캐시 우드의 인플레와 금리 전망은 왜 완벽하게 틀렸나?…전문가 한 사람의 말만 맹신하면 안 돼


테슬라 같은 특정기업의 성장성과 기술력을 중심으로 투자를 해 이름을 날린 인물을 꼽자면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대표를 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돈나무 언니'라고 불리고 있고 미국에서도 블룸버그와 CNBC 등 주요 매체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초대되는 ‘핫(Hot)’한 인물입니다.

바로 앞에 말씀 드린 성공 사례가 캐시 우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지금은 수익률 문제도 있고 각종 뒷말이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가 큰 성과를 냈다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투자 성공사례가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말을 다 믿으면 안 된다는 교훈이 여기 있습니다. 약 두 달 전인 지난 10월 우드 대표는 밀컨 컨퍼런스에서 기자와 만나 “우리의 판단이 맞다면 나는 2023년까지 연준이 금리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너무나 많은 혼란이 있을 것이다. 갑자기 가격이 급락하고 혁신을 통해 성장률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공급대란도 풀릴 것이고 인플레도 내려간다”고 호언장담했지요.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대표. 그는 인플레와 연준의 금리인상 방향을 완전히 잘못 짚었다. /위키피디아


그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혁신으로 전기차 값이 계속해서 싸질 것이고 경쟁업체도 이에 맞춰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의 디플레이션 이론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드의 예측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우드는 최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공급망 문제가 길어질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틀렸으니 그럴 수 있다고 하기에는 사실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물론 그의 예측방법은 꽤 의미가 있고 앞으로 미국과 세계경제를 바라볼 때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샤마 모건스탠리 전략가 걱정하는 포인트도 지금 시점에서는 의미가 있지요.

다만, 전체적인 흐름만으로 개별 종목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까지 일반화해서 보면 안 되고, 거꾸로 특정 기술기업의 사례에 매몰된 나머지 우드 대표처럼 전체적인 그림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당시 우드 대표의 인플레 관련 발언을 사실인 것처럼 크게 받아 쓴 매체들도 있는데 유명한 전문가라고 한 사람의 말만 맹신해서는 곤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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