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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주부]주식 수익률 -40%, 기자는 이렇게 망했다<2편>

주식 수익률 -40%의 결론과 후일담

보수적인 투자자를 위한 답은 간접투자

사진=이미지투데이




◆지금까지의 줄거리
경제신문 기자로서 경험 삼아 주식에 직접 투자해보기로 한 코주부 에디터는 3년 후 -40%라는 충격적인 수익률을 경험하게 된다. 참혹한 실패의 첫 번째 원인은 입문자에게 흔한 ‘왠지 잘 될 것 같은 기분’, 두 번째 원인은 A사나 해당 산업을 제대로 공부할 의지가 없었다는 점이었는데...이번 편에서는 나머지 두 가지 원인에 대한 분석과 후일담이 이어진다. (1편 다시보기)


미래를 예측하기란 얼마나 힘든가


세 번째 실패 원인은 저의 근시안이었습니다. 당시 업계 상황을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A사의 오프라인 장사가 별로여도 온라인 장사가 잘 될 것’이란 무모한 예측은 안 했을 겁니다. 2018년이 어떤 해였냐면, 2015년 창업한 마켓컬리가 폭발적인 가입자 급증을 경험하던 시기였습니다.

사진=마켓컬리


저녁에 주문하면 이튿날 새벽 현관문 앞에 도착하는 신박한 배송, 세련된 브랜드, 물 건너온 고급스럽고 참신한 제품들, 그럼으로써 잠시나마 상류층이 된 듯한 기분을 안겨주는 회사. 5성급 호텔 셰프가 만든 요리를, 망원동 디저트 맛집의 다쿠아즈를 클릭 한 번으로 수시간 내에 받아볼 수 있는데 왜 저는 그걸 몰랐을까요. 저는 2019년에야 무릎을 치며 마켓컬리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켓컬리의 성공 이후 유통 대기업들도 뒤늦게 이런 온라인 쇼핑 시스템을 도입했죠. 오아시스처럼 눈여겨볼 만한 선수도 등장했구요. 산업 전체의 구조적인 변화가 이미 코 앞이었는데 놓쳤다는 점에서 더더욱 스스로의 게으름과 멍청함에 한탄하곤 합니다. 하지만 변명하자면, 누구나 이런 변화를 포착하고 투자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지금쯤 워런 버핏들로 가득하겠죠.

그리고 마지막 원인. 이런 변화 속에서 A사는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일본 ‘돈키호테’를 껍데기만 베꼈던 사업이 망했고, 드럭스토어 사업도 망했고, 온라인 실적은 주가 회복에 기여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A사의 형제 회사들도 상황은 비슷해 보입니다. 적당히 트렌디하게 사업을 벌이지만 사실은 뒷북이고 소비자를 잡아 끌 매력이 없죠. 경영자의 비전 부재, K-기업 특유의 경직된 조직 분위기가 유력한 원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물론 잘 모르고 투자한 제 잘못입니다. 하지만 한 회사의 흥망을 과연 누가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까요? 정확히 예견할 방법이 있다면 숱한 상장폐지도, IMF 금융위기도, IT버블도 발생하지 않았겠죠.

이런 면에서 주식 몇 개를 골라 투자하는 방식이 최소한 저에게는 안 맞는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대부분의 투자자에겐 종목 투자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분석을 업으로 삼은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도 예측에 실패하는데, 일반 개미 투자자가 아무리 공부를 한들 투자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까요? 귀한 종잣돈을 그런 불확실성에 맡겨도 되는 걸까요?

그 와중에 성공하는 이들도 있지만 극소수입니다. 개인적으로 아는 20년차 애널리스트 한 분이 해준 이야깁니다. “주식은 똑똑한 놈이 아니라 무모한 사람이 이깁니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크게 투자해서 대박이 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있어야 돈을 번다는 의미입니다. 깊이 있는 기업 분석이나 기똥찬 투자 전략이 결정적인 승패 요인은 아니라는 거죠(물론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만).

좀 극단적으로 들린다고요? 주식 투자는 그만큼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남들이 망해도 나는 잘 될 것 같은 기분’이라면 제발 여윳돈으로, 없어져도 되는 돈으로만 하시길 바랍니다. 무리한 레버리지는 금물이고요.

주식 실패, 그 후일담


저의 멍청한 실패담을 비웃는 분들도 꽤 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란 게 정말 어렵습니다. 어떨 때는 그저 ‘운빨’인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원숭이와 펀드매니저가 각각 종목을 고른 결과 원숭이의 수익률이 더 좋았더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실험(자세한 이야기)처럼요.

펀드와 ETF의 좋은 점은 별 노력 없이 방향성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펀드, 베트남 ETF로 베트남의 미래에 베팅할 수 있습니다. 10년 후의 베트남 증시는 분명 지금보다 성장해 있겠죠. 그동안 국가 부도라든가 금융위기가 터질 수는 있지만, 그럼 15년~20년 후를 기다리면 됩니다(※그렇게 못 기다릴 돈이라면 애초에 투자하면 안 됩니다!).

사진=테슬라


이 방법으론 테슬라나 구글 초기 투자자 같은 ‘대박’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저 은행 이자+물가상승률보다 좀 더 나은 수익률을 노리는 거죠. 그럴 바엔 뭐하러 투자를 하냐구요? 대박을 노리다 쪽박 찰 수 있단 말을 꼭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저의 간접투자는 이렇게 현재진행형입니다. 결과가 어찌될지 장담은 못하지만 현재로선 꽤 성공적입니다. 코로나19로 전세계 증시가 급락했을 때 미국 S&P500지수 ETF, 베트남 ETF를 새로 매수했고 현재 수익률은 각각 96%, 100%입니다. 그래봐야 투자금이 얼마 안 돼 평가이익도 몇백만원 수준이지만요. 그래도 다행히 A주로 인한 장부상 손실은 장부상에서나마 만회되는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봅니다. 하루에 몇 번씩 주식 계좌를 들여다보며 단타로 대박을 노리시는 분들께는 이 방법을 권하지 않습니다. 성장주나 테마주로 단숨에 돈을 불릴 생각이신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박을 노리다 쪽박 차기 싫은 분(=보수적인 투자 성향), 공부도 노력도 여력이 안 되시는 분(=노오력이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회의론자)은 간접투자 상품으로 장기적, 구조적 성장에 베팅하시길 권해봅니다. 느리고 잔잔하지만 좀 더 확실한 길을 원하신다면, 답은 간접투자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팀 코주부가 앞으로도 꾸준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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