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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 실적으로 보는 미국 경제…‘인플레·성장·마진’이 3대 요소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미국의 타깃 매장. /타깃 홈페이지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소매업체를 비롯해 주요 기업들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하면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10년과 30년 만기 국채금리를 각각 연 1.60%, 2% 밑으로 내려왔지만 투자자들의 걱정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날은 대형 유통업체 타깃의 실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타깃은 월마트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소매 업체인데요. 매장 수만 1,924개에 달합니다. 월마트까지는 아니지만 미국의 소비와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데는 무리가 없는데요. 오늘은 타깃의 실적이 보여주는 함의를 짚어보겠습니다.

매출·실적 시장 예상치 웃돌았지만 주가는 4.73% 급락…원인은 ‘마진율’


이날 3분기 실적을 내놓은 타깃은 매출이 246억1,000만 달러로 매출이 전년 대비 12.7%나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점포 매출은 9.7%, 디지털은 29% 늘었는데요. 강한 수요가 있다면서 4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상향 조정했습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19억3,500만 달러에서 올 3분기에는 20억1,000만 달러로 증가했죠.

브라이언 코넬 타깃 CEO는 “이번 분기에 소매 부문에서 최고의 수치를 기록했다”며 “5개 주요 영역이 두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는 매우 강한 연휴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늘 중요한 게 비율입니다. 금액과 함께 비율을 봐야 하는데요. 3분기 영업이익률을 보면 전년 8.5%에서 7.8%로 낮아졌습니다. 총 마진율도 30.6%에서 28%로 내려왔는데요. 시장 예상치인 30%를 밑돌자 투자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DA 데이비슨은 “시장이 총마진에 더 주목한 것”이라고 해석했는데요.

코넬 타깃 CEO. /CNBC방송화면 캡처


이유가 명확합니다. 이날 타깃은 분기보고서에 “마진율 감소는 높은 상품가격과 운임비용, 재고부족의 확대, 물류센터에서의 직원 보상과 채용 증가에 따른 공급비용 때문”이라고 적시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에 마진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죠.

이는 타깃이 이같은 비용상승분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넬 CEO는 인플레에 관해 “더 싸게 산다는 가치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타깃에 오면 좋은 가치의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당분간 비용을 흡수하면서 저가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는 미국 내 최대 업체인 월마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날 실적을 내놓은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는 “우리는 사람들이 돈을 절약하고 그들이 더 나은 삶은 살 수 있도록 돕는다”며 “그것은 (월마트 창립자) 샘 월튼이 한 말이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도 그렇다”고 했는데요.

이 말을 듣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요. 장기적으로 보면 점유율을 유지해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긴 한데 단기적으로 보면 주주와 투자자들이 걱정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인플레이션은 계속되고 비용을 회사가 흡수하고 있으니까요.

마지막 둑인 유통업체 얼마나 버티느냐도 인플레 영향…연말 연휴 시즌 재고 증가에 소비 계속될 가능성


중요한 것은 타깃과 월마트의 이같은 영업방침이 경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월마트와 타깃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명분과 서로 극심한 경쟁을 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기업이익을 줄이고 인플레이션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지요.

인플레와 인건비 증가에 따른 기업의 마진 감소는 전부터 예상돼 오던 부분이지만 어제와 오늘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서 타깃과 월마트가 한동안 이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게 의미가 있겠습니다. 제프리스의 소매 애널리스트 스테프 위싱크는 “가격은 적극적으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미국은 다른 날와 달리 소비자 중심적”이라며 “타깃과 월마트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고객과 매출을 잃을 것을 두려워하는 기업들에 참고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LA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 /AP연합뉴스




이는 자의든 타의든 미국에서 어느 정도는 유통업체들이 인플레를 줄이는 최후의 둑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또 한 차례 물가상승 바람이 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달러트리도 1달러 정책을 포기했었죠. CEO 평가 지표 중에 주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들도 인플레를 무한정 떠안을 수는 없을 겁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경쟁이 좋긴 하지만요.

이와 별도로 타깃은 이번 분기에 연휴 쇼핑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재고를 충분히 쌓았다고 밝혔습니다. 코넬 타깃 CEO가 직접 공급망 투자와 재고확보를 많이 했다고 강조했는데요. 앞서 월마트도 재고가 11%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이는 공급망 문제로 추수감사절과 땡스기빙, 크리스마스 기간에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어느 정도 덜어준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대형 유통 업체 CEO들이 잇달아 연휴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도 하니, 실제 매출과 소비가 괜찮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해주는데요. 미국은 소비가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니까 이런 업체를 살피는 것으로도 거시경제 흐름을 아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실제 판매시즌에 됐을 때 어떻게 될지는 별개이긴 합니다. 예상 외로 특정 품목에 더 수요가 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예전 같았으면 금방금방 대처가 됐겠지만 최근에는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증시, 인플레와 성장, 마진에 주목…주가 장밋빛 예측 나오지만 금리인상 우려 계속


이렇게 보면 결국 현재 미국 경제와 증시의 핵심은 인플레이션과 성장, 마진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 걱정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성장은 미국 경제의 뼈대인 소비가 어떻게 될지, 연휴 시즌을 포함한 4분기와 내년 성장률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가 핵심이겠습니다.

마진은 타깃 주가에서 봤듯 기업들이 늘어나는 비용증가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관건인데요. 소비의 나라인 미국인 만큼 타깃 업체 하나만으로도 전체적인 큰 그림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는 “미국 최대 유통업체들이 분기실적을 발표하면서 공급망 문제와 노동력 부족에 따른 마진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며 “증시는 인플레와 성장, 마진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석했는데요.

골드만삭스 로고. /위키피디아


앞서 골드만삭스는 내년 주가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경제정상화와 그에 따른 실적장세가 이어지면서 내년 말에 S&P500이 5,100까지 간다는 것이죠.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내년 7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이고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내년 말에 2%까지 오를 것”이라면서도 “이는 정책 불확실성 감소와 소비자 신뢰가 오르면서 상쇄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내년에도 유동성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많긴 할 겁니다. 캐나코드 제뉴이티의 최고 사장 전략가인 토니 드위어는 이날 “인플레이션은 높겠지만 유동성은 여전히 많다”고 했는데요.

그러나 불안감이 적지 않습니다. 조시 브라운 리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 CEO는 “기업들이 놀라운 실적을 내놓고 있는데도 주가가 많이 움직이지 않는 게 문제”라고 했고 펀드스트랫은 “단기적으로는 이번 주가 피크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변수가 많습니다. 이달 말 전후로 다음 달 중순까지 블랙프라이데이 판매실적, 고용보고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있습니다. 내년에 실제로 금리가 인상됐을 때 시장이 어떻게 나올지도 관건이구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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