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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도 받지도 않은 재산에 세금을 낸다고요?[도와줘요, 상속증여]





회사에서 기부천사로 알려진 나차장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15년째 월급의 1%를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아버지는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자선사업이나 기부활동에 관심이 많아 꾸준하게 기부를 실천해 왔다. 반면 가족에게는 본인의 재산을 상세히 공유하지 않고 직접 관리를 해 온 터라 어머니는 매달 생활비를 받아 썼다. 나차장도 아버지의 재산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지병을 앓고 있던 나차장의 아버지는 병세가 악화되자 본인이 죽기 전에 재산 중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설령 사회에 많은 금액을 기부한다 하더라도 남은 재산으로 배우자와 아들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크게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또 기부는 익명으로 하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이라 여겨왔던 아버지는 수차례 예금을 인출해 각 사회단체에 현금으로 기부금을 전달했다. 나차장을 포함한 가족들은 아버지가 아름다운 선행을 베푼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몇 달이 지난 후 나차장의 아버지는 병세가 악화돼 별세했고, 장남인 나차장은 아버지의 남은 재산을 정리하기 위해 세무대리인을 선임해 상속세 신고를 진행했다. 그런데 신고를 진행하던 나차장은 세무대리인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 고인의 상속재산을 파악한 결과 상속세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고 예상한 것과 달리 상속세 부담이 더 늘어날 것 같다는 것이다. 세무대리인은 “고인께서 돌아가시기 2년 전부터 예금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5억 원 넘게 현금으로 인출하셨는데, 현행 상속·증여세법상 인출금액의 사용 용도를 정확히 입증하지 못하면 ‘추정상속재산’이라는 항목으로 상속재산에 포함된다"며 “만약 추정상속재산을 포함하지 않고 신고할 경우 향후 가산세를 추가로 납부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속재산에 가산하는 추정상속재산


일반적으로 상속개시일(사망일) 이전에 재산을 처분해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증여세 신고 없이 자녀에게 현금으로 주면 상속재산을 축소할 수 있어서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상속개시일 전 재산을 처분하거나 예금을 인출하여 상속세 신고 없이 현금으로 상속해서 상속세를 부당하게 경감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상속개시일전 처분재산 등의 상속추정’ 법규정이 마련되었다. 피상속인이 재산을 처분하여 받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에서 인출한 금액이 상속개시일전 1년 이내에 재산종류별로 계산하여 2억원 이상인 경우와 상속개시일전 2년 이내에 5억원 이상인 경우 그 금액에 대해 상속인이 구체적인 사용처를 규명하도록 하고,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은 금액은 상속인이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하여 상속재산가액에 포함한다.

사진 설명


나차장의 아버지는 아무도 모르게 기부를 한 상황이라 아버지가 인출한 예금의 사용처를 나차장이 소명하지 못한다면 상속세 과세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나차장이 아버지가 돈을 어디다 썼는지 일일이 파악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전액을 상속재산으로 보지 않고 인출금액의 20%(2억 원 한도)를 차감해 추정상속재산을 계산한다. 따라서 나차장의 경우 아버지가 2년동안 인출하신 금액 5억 원 중 1억 원(20%)을 차감한 4억 원을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해 상속재산가액에 포함하게 된다.

자산의 처분이나 예금 인출은 증빙을 남겨야


최근 과거와 달리 연세 드신 분들이 상속세에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동안에 본인의 재산을 가족 구성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처분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생존해 계신다면 여쭤보기라도 할 수 있겠지만,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예금에서 인출한 현금을 무슨 용도로 사용했는지 상속인들이 파악하고 입증하기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가족 몰래 투자를 하고 크게 실패했거나 사기를 당했을 경우, 도박으로 탕진했거나 내연녀(남)에게 증여했을 경우 등은 더욱 비밀리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아 상속인들이 사용처를 소명하기는커녕 추측하기조차 힘들어 보인다.

상속이라는 주제는 부모님 생전에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녀가 아는 만큼 상속세를 줄일 수 있다. 상속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요즘 어느 정도 연세가 있는 부모님이라면 자산을 처분하는 경우나 인출 금액이 큰 건에 대해서는 사용처 등 지출 근거를 최대한 마련해 두고 자녀에게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억울한 상속세 부담을 안겨주기 보다는 부모가 먼저 상속에 대해 가족과 대화를 나눌 시기이다.

/신한라이프 상속증여연구소 김정철 수석연구원

※신한라이프 상속증여연구소

신한라이프는 자산가 고객에게 상속과 증여에 대한 전문적 WM(Wealth Management)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8월 11일 ‘상속증여연구소’를 업계 최초로 오픈했다. 상속증여연구소는 기존 부유층은 물론, 최근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 가치 상승으로 상속과 증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고객까지 확대하여 전문적인 상속증여 콘텐츠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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