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관문에 위치한 울산KTX 주차복합시설은 존재 자체로 울산의 건축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마치 왕관을 쓰고 있는 듯한 외관의 10층 짜리 건물은 KTX역과 울산시내를 잇는 경관축의 시작점이자 끝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건물이 들어선 대지는 도시계획상 주차장 용지로 계획됐다. 그런 만큼 전체 연면적의 70%를 주차장으로, 나머지 30%는 상업시설로 채워야 한다. 울산KTX 주차복합시설 또한 공간 구성의 비율은 이와 다르지 않다. 다만 보통의 주차시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주차장과 상업시설을 연계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저층부에는 상업시설이 있는데, 이에 대한 주차공간은 지하층에 배치했다. 최상층에 위치한 웨딩·컨벤션 공간을 위한 주차장은 상가층과 최상층 사이에 계획했다. 상업공간의 특징에 따른 다양한 주차 수요를 프로그램의 수직적 배분에 맞춰 분산해 탄력적으로 구성한 것이다.
건물의 전체적인 입면을 살펴보면 크게 3개 부분으로 나뉘어있다. 자칫하면 비대해보일 수 있는 거대한 입면을 수평으로 분절해 안정감있게 배분했는데, 각각의 부분에 서로 다른 재료를 사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저층부는 근생·판매시설·리테일 매장 위주로 구성돼 KTX에서 연결되는 보행자 수요에 맞췄다. 다양한 상가와 도시가 연결되는 이 부분의 외관은 유리와 KTX의 속도를 상징하는 알루미늄 수평 루버로 덮었다.
주차장이 들어선 중층부는 일정한 각도로 접합된 알루미늄 타공판을 수직 방향으로 덧붙였다. 단열이 필요 없는 주차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건물 입면의 볼륨감을 더하기 위한 취지다. 왕관을 얹은 모양의 상층부에는 웨딩홀과 컨벤션 시설이 입점했다. 알루미늄 복합패널을 곡면 처리해 그림자에 따른 깊이감을 부여했다. 이는 바다를 접하고 있는 울산의 파도를, 혹은 결혼식의 부케꽃을 상징하기도 한다.
신현보 심사위원은 “한 도시의 관문이 되는 건축물로서 가져야 하는 의무감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건축사의 노력이 강하게 느껴진다. 관문은 인상적이어야 하고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하며, 한 번 더 뒤돌아보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며 “수평으로 쌓인 세가지 프로그램을 수평으로 나뉜 세가지 조형요소로 표현하면서 동일한 재료를 변주한 점, 위로 쌓여갈수록 더욱 인상적인 조형 요소를 적용한 점은 눈에 띄는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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