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ILO, 노사정 발전 방향 제시해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9일 “국제노동기구(ILO)의 규제 일변 활동은 변화하는 노동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ILO가 노사 협력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CJ 본사에서 IL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강 후보에 대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으로 다년간 근무한 국제기구 전문가이며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으로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은 적임자”라며 당선을 기원했다.

손 회장은 이어 “전 세계 노동시장과 일자리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일의 세계는 유례없는 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ILO의 새로운 역할과 노사정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19년 창립된 ILO는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노동 기준 마련과 이행 감시에 주력했지만 이러한 규제 일변 활동은 오늘날 변화하는 일자리와 노동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노동시장과 일자리가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ILO는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 삼자주의라는 고유의 강점을 활용해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사정 상호 발전을 도모하고 미래 지향적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가 ILO 사무총장에 당선되면 규제보다는 노사 협력에 방점을 두고 활동해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손 회장은 “강 후보가 ILO 사무총장에 선출돼 대한민국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높이고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중요한 축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위해 뛰고 있는 기업의 역할과 입장을 균형 있게 다뤄주기 바란다”며 “이를 통해 국내 노동시장과 노사관계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차기 ILO 사무총장은 내년 3월 이사회 투표로 결정되며 같은 해 10월 1일부터 5년 임기가 시작된다. 우리나라 외에도 호주와 토고·남아프리카공화국·프랑스 출신 후보가 입후보한 상태다. 노사정 삼자주의로 운영되는 ILO 사무총장 투표에는 28개국 정부와 노사 각 14인 등 총 56명의 정이사가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