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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흐빈더 "베토벤 음악은 혁명이자 자유…삶의 희로애락 모두 담겨있죠"

■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2년만에 내한

"박자 조절 가능한 유일한 작곡가

40년간 파고드니 자유로움 느껴"

피아노소나타 5곡·디아벨리 등

19일부터 서울·대전·대구서 공연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가 18일 서초동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열린 내한 공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빈체로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사진)의 이름 앞에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60년 넘게 활동하며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 음반을 세 차례나 발매하고 세계 각국에서 50회 이상 연주해 온 그는 ‘베토벤 작품 해석의 새 장을 연 인물’로 평가받는다. 독보적인 타이틀에도 “아직도 매 연주를 통해 배우고 도전한다”는 76세 관록의 연주자, 부흐빈더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코로나 19로 공연이 취소돼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그는 19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과 대구 공연을 통해 2년 만에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거장의 이번 무대에서는 베토벤의 대표적인 소나타 작품부터 그가 지난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디아벨리 프로젝트’를 만나볼 수 있다.

“베토벤의 음악은 ‘혁명’이란 단어로 축약할 수 있죠.” 18일 서울 서초동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부흐빈더 내한 기자간담회. 베토벤 음악의 매력을 풀어놓는 70대 피아니스트의 눈은 호기심과 동경으로 여전히 반짝였다. 어린 시절 집에 있던 작은 피아노의 흰색과 검은색 건반은 “자석처럼” 그를 끌어당겼고, 낡은 피아노 옆에 있던 베토벤 악보는 서서히, 그러나 매우 강렬하게 부흐빈더의 마음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는 “베토벤은 32개의 소나타를 통해 사랑, 분노, 슬픔 등 삶의 희로애락을 모두 녹여냈다”며 “각 소나타에 담긴 온갖 감정을 통해 당시 베토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베토벤을 향한 식지 않는 애정을 드러냈다. 베토벤은 ‘자유’이기도 하다. 부흐빈더는 베토벤이 “작품 안에서 속도(박자)를 자유자재로, 변화무쌍하게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작곡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릴 때는 마치 군인, 학자처럼 모든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려 했다”면서 “40년 가까이 베토벤을 파고들다 보니 그가 모든 연주자에게 선사하는 것이 다름 아닌 ‘자유’임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2년 만의 내한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는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사진=Marco Borggreve




㎡부흐빈더의 독보적인 음악적 해석의 근원은 강한 학구열이다. 그의 연주와 곡 해석에는 역사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세심한 연구가 깔려 있다. 열렬한 악보 수집가이기도 한 그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에디션을 무려 39판이나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수십 년 동안 켜켜이 쌓아 올린 연주와 악보에 대한 치열한 연구는 그에게 ‘명성’ 이상의 것을 선물했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베토벤에 대해서 더욱 연구하고 알아갈수록 제가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끼죠. 바로 그 감정이 제 해석에 변화를 주는 것이고요.” 그에게 베토벤은 한 명의 위인이나 예술가가 아닌, 음악과 삶에 깨달음을 안겨준 특별한 존재다.

2년 만의 내한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는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사진=Marco Borggreve


이번 내한에서는 부흐빈더가 엄선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다섯 곡을 들려준다. 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첫 무대의 프로그램은 소나타 14번 ‘월광’과 20번, 8번 ‘비창’, 10번, 21번 ‘발트슈타인’으로 구성했다. 둘째 날 공연에서는 지난해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DG)과 함께 진행한 디아벨리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베토벤 250주년을 맞이해 기획한 것으로 부흐빈더가 직접 선택한 현대 작곡가 11인이 참여해 베토벤의 역작인 디아벨리 변주곡을 새롭게 해석했다. 1부에서는 현존하는 모든 디아벨리 변주곡의 주제가 된 안톤 디아벨리의 왈츠 C장조, 훔멜·리스트·슈베르트 등 베토벤과 동시대를 산 당대 최고의 작곡가 군단이 변주한 디아벨리 변주곡(1824), 현대 작곡가들의 손에 의해 다시 태어난 디아벨리 변주곡(2020)을 연주한다. 2부에서는 베토벤의 디아벨리 주제에 의한 33개의 변주곡을 연주하며 약 200년의 세월을 연결한다.

격리 면제를 받고 지난 16일 입국한 그는 “이전 공연에서 한국 관객들은 늘 열정적인 호응을 보내줬다”며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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