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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눈독 들이는 中...韓 직접투자 3년연속 플러스

[커지는 차이나 머니 리스크]

코로나 영향 받은 작년에도 늘어

상당수 팹리스사 이미 中에 넘어가

美 SCM 재편 우회통로 활용할 수도

지난 7월 경기테크노파크에서 경기지역 소부장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행사가 열렸다./사진제공=경기도




# 반도체 설계 회사 I사는 지난 2019년 홍콩 금융권을 통해 중화권 사모펀드에서 100억 원을 투자받았다. 투자 금액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법인을 만들고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전력을 최소화하는 반도체 설계 기술을 개발하며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와 손을 잡았다. 1년간 아무런 연락도 없던 사모펀드는 기술 개발 직후 중국 업체와도 제휴를 하라는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기술 탈취 우려에 중국 업체와 초기 제휴를 꺼렸던 I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 반도체 업체와의 기술 제휴를 검토 중이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이 한국에 직접 투자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은 50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7% 늘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중화권의 한국 내 투자 증가율만 보면 유럽연합(EU·173.2%↑)이나 일본(33.8%↑)에 비해 낮지만 중화권의 한국 내 투자액은 지난 3년간 유일하게 매년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20년의 경우 미국·일본·EU 등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 내 투자를 대폭 줄인 반면 중화권의 투자액은 전년 대비 26.5% 늘었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중화권 업체의 한국 내 투자액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집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굴기’를 통해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SCM) 재구축 전략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자본에 대한 경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소부장 기업을 중심으로 외국 자본의 투자가 늘고 있다. 외국인의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한국 내 소부장 투자액은 23억 4,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자본의 유입을 경계한다. 중국은 수년간 지속된 미중 분쟁으로 반도체 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는 7월 파산 신청을 했으며 스마트폰에 이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던 화웨이 또한 미국의 제재로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중국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일부 저가 낸드플래시만 자국 기업용으로 생산하고 있을 뿐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D램 시장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또한 BOE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하이엔드 제품군에서는 제대로 힘을 못 쓰고 있다.

결국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은 한국의 기술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 국내 반도체설계 전문(팹리스) 업체 중 상당수는 중국 자본에 넘어간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 개발 업체인 피델릭스의 최대주주는 중국 둥신반도체이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반도체를 만드는 와이드칩스 또한 중국 반도체 업체인 에스원이 최대주주다. 모바일용 전력 반도체를 생산하는 실리콘마이터스 역시 최대주주가 홍콩계 펀드로 분류되는 실리콘마이크로테크놀로지다. 대외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EU가 중국 기업의 직접 투자, 특히 반도체 분야에 관한 투자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우리나라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며 미국·EU·호주 등 주요국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관세 혜택, 무역 장벽 완화 등을 누릴 수 있는 점도 중국이 우리나라를 제조업 생산 기지로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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