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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 급과속…전기요금 10배 오른다?[뒷북경제]

신재생 비중 높은 영국 전기요금.. 한국의 11배 수준

송배전망 비용 급증, RPS 상향, LNG 가격급등

NDC 상향까지 더해져 요금인상 불가피

값싼 전기 시대는 저물고 있다는 지적





“한국의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기준 1㎿h당 7만 3,000원으로 영국의 10분의 1 수준이 채 안 되지만 지금과 같은 에너지 전환 정책하에서는 10여 년 뒤 영국에 못지않은 비싼 요금 고지서를 받아 드는 가정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신재생발전 의존도가 높은 데다 송·배전망 비용까지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영국의 경우 지난달 한때 전기요금이 1㎿h당 540파운드(87만 원)까지 치솟았다”며 국내 전기요금 또한 꾸준히 치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실제 전기요금 인상 징후는 여럿입니다. 우선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비율이 올해 9%에서 2026년부터는 25.0%로 대폭 상향 조정됩니다. 500㎿ 이상 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는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구매 등을 통해 RPS 비율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매년 발전사업자들이 추가 구매해야 할 REC 규모가 수조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RPS 비율의 급격한 상향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RPS 관련 비용은 지난 2016년 1조 3,074억 원에서 지난해 2조 9,472억 원으로 5년새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RPS 비율은 7.0%로 2016년(3.5%) 대비 2배 상향됐지만 관련 비용 상승 폭이 훨씬 컸던 셈입니다. 2026년 RPS 비율이 25.0%로 올해(9.0%) 대비 3배 가까이 상승하는 만큼 5년 뒤 RPS 비용은 10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의 수익 보전을 위해 정부가 시장가격 대비 높은 가격에 REC를 구매하도록 하고 있어 추가적인 요금 인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올해 1㎿h당 REC 고정 거래 가격을 당시 REC 현물 가격인 3만 3,400원보다 2배 이상 높은 7만 1,947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이달 초 REC 현물 가격 또한 3만 2,264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시장가 대비 2배 이상 높은 고정 거래 가격을 보장해 태양광을 비롯한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의 수익을 보전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이 같은 수익 보전 재원은 모두 전기요금을 통해 일반 국민의 주머니에서 갹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송·배전망 비용 등이 포함된 새로운 요금 체계까지 구상하고 있어 결국 향후 요금 인상은 고정 변수이며 인상 폭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5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탄소 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는 부분을 포함한 송·배전망 요금 체계가 필요하다”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관련한 신규 망요금 체계(전기요금)가 필요하며 관련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 발전량 변동 폭이 큰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추가 송·배전망 구축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확대 등이 필수입니다. 지난달 공개된 제9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송·배전망 구축에 드는 비용은 오는 2034년까지 29조 3,170억 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2050년까지 설치되는 ESS 관련 비용만 1,248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됩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과속 정책에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상승이 맞물리면서 연료비의 기준이 되는 계통한계가격(SMP)이 1년 새 77% 가까이 껑충 뛴 것 또한 주요 요금 인상 요인입니다. 지난달 SMP는 1㎾h당 98원 77전을 기록해 1㎾h당 55원 94전을 기록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76.6% 급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해 산출한 전체 전력 거래 금액을 전력 거래량으로 나눈 지난달 평균 정산 단가 또한 1㎾h당 87원 65전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3% 늘었습니다.

이 같은 SMP 및 평균 정산 단가 상승은 LNG 가격 상승 및 관련 발전량 증가와 관계가 깊습니다. 전력거래소는 발전 가격이 저렴한 원자력·석탄 등의 순서대로 발전소를 가동시키며 제일 발전 단가가 높은 LNG발전은 가장 마지막에 가동합니다. SMP는 최종 발전하는 발전소의 발전 단가를 기준으로 합니다. 지난달 LNG가 SMP에서 차지한 비중이 전년 동월 대비 8.2%포인트 증가한 79.2%를 기록한 데다 LNG발전 단가 또한 1년 새 2배가량 높아져 SMP가 빠르게 치솟았습니다. 한국전력은 전력 수요가 급증하거나 발전량이 급변하는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발전 요청 시 1시간여 만에 발전이 가능한 LNG발전을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SMP 상승세는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가격 지표인 JKM의 LNG 현물가격(11월물)은 6일(현지 시간) 100만 BTU(열량 단위)당 56.32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달 LNG 가격이 100만 BTU당 18.65달러였다는 점에서 한 달 새 3배가량 훌쩍 뛴 셈입니다. 코로나19 관련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지난해 4월 100만 BTU당 LNG 가격이 2달러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JKM은 LNG 주요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시장에서 거래되는 현물 LNG 가격 지표로 국내 도입 LNG 가격 또한 치솟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정부가 오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현행 지난 2018년 대비 26.3% 감축에서 40% 감축으로 대폭 상향 조정한 것 또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입니다. 이에 따라 값비싼 신재생 발전 비중이 오는 2030년에는 현재의 5배 수준인 30%까지 치솟을 전망입니다.

이 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꾸준히 지속될 경우, 전기요금 10배 인상이 단지 허황된 우려만은 아닐 수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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