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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일색인데 주가 왜 이러죠?" 배터리株 투자 리스크는? [선데이 머니카페]

7월부터 LG화학 17.5%, SK이노 18.8% ↓

동학개미, '장밋빛 전망' 딴판 주가에 '진땀'

배터리 셀 업체 투자 위험 요소 살펴보니

①IPO로 대규모 투자재원 조달...주주와 마찰

②수익성에 대한 의구심. 高밸류 정당한가

③"ESG는 자국 부흥 위함" 내부 육성 가능성





LG화학(051910) 주주들의 지난 1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산전수전’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을 것 같습니다. 전기차 판매량 확대와 함께 순탄한 오르막길을 걸을 것 같았는데 난데없이 불거진 배터리 사업부의 분할 소식에 주가가 털썩 주저앉았고, 이는 향후 걸어야 할 험난한 길에 대한 예고전에 불과했습니다. 올해 3월 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 선언, 5월 크레디트스위스(CS)의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 8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리콜 결정 등 악재를 수차례 맞닥뜨리면서 지난해 9월부터 하루 5% 넘게 폭락한 날이 9차례에 달했습니다.

투자자의 실망은 비단 LG화학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SK이노베이션(096770)도 배터리 독립 상장 이슈로 주가가 잔뜩 웅크려있고, 회사 측의 공식 부인에도 분사 이슈가 확산되면서 이달 16일 장 중 삼성SDI(006400)는 5% 이상의 조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부터 삼성SDI는 3.9% 오르며 선방했지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주가 조정 폭은 각각 17.5%, 18.8%에 달합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확실한 데 주가는 왜 이럴까. 행여 간과한 투자 리스크가 있는 것 아닐까’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실 겁니다. 모두가 극찬했던 배터리 셀 업체가 어째서 벤치마크인 코스피보다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번 주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배터리 셀 업체에 대한 투자 리스크를 살펴보겠습니다.

사진=서울경제DB


① 대규모 자본 조달 리스크…IPO 두고 주주와 잡음


먼저 대규모 투자금 조달과 관련한 리스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올 들어 완성 배터리 업체의 주가가 재미없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죠. 배터리 산업은 대표적인 자본 집약적인 산업으로 기업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매년 3조 원 이상이라는 막대한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지난 7월 열린 SK이노베이션의 ‘스토리 데이’ 행사에서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대표는 "배터리 생산 시설 증설 속도가 빨라 전체적으로 많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매년 2조∼3조 원 수준의 투자가 집행돼야 하는데 투자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SK배터리의) 분사는 빠를 수록 좋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이 대주주의 지배력 훼손 없이 타인의 자본으로 사업을 키울 수 있는 ‘물적분할 뒤 기업공개(IPO)’ 방식을 선호하면서 비지배 주주들의 이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배터리 사업부가 독립 법인이 돼 상장되면 모회사의 지분 가치에는 50% 이상의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발생하고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가 대규모 교체매매를 진행하면서 기존 모회사는 꽤 깊은 외상을 입게 됩니다. 미국 등 선진 자본 국가에서 ‘자회사 상장’은 소송 문제로 번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회사들이 감히 단행하지 못하지만 한국에서는 ‘소액주주 권리 보호’에 대한 의식이 아주 희미해 하나의 유행이 되어 가는 모습입니다. 최상현 베어링자산운용 본부장은 “전기차 시장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면서도 “올 들어 배터리 업종은 분사 유무를 두고 주가가 차별화됐다. 앞으로 증설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과 관련한 문제가 나올 수 있기에 이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② 제조업 한계·구조적 비용 증가 위험…高밸류에 대한 의구심


성장 산업이 피할 수 없는 밸류에이션에 대한 적절성 논쟁도 불안을 유발하는 요인입니다. 배터리 기업은 대표 성장 테마인 BBIG로 묶이면서 바이오·플랫폼 산업과 동일 선상에 놓입니다.



하지만 배터리 셀 업체는 기본적으로 제조업이기 때문에 여타 성장주와 달리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셀 업체가 이제 막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단순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지만, 올해 2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률은 40.5%인 반면 삼성SDI 2차전지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6.2% 수준입니다. 앞으로도 완성차 업체에 단가 인하 요구, 경쟁 심화 등에 영향 받아 10% 초반의 영업이익률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매출은 가파르게 뛰어도 주가를 지지할 이익의 규모가 그 속도에 미치지 못하면 현재 높은 밸류에이션이 과연 정당하냐는 논쟁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워낙 산업 초기인 만큼 수익성 지표보단 매출액에 방점을 찍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유지 및 확대에 이상 기류가 없는지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잇단 화재 사고도 향후 수익성을 높여 잡는 데 불편함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GM 리콜로 LG화학에 충당금 이슈가 돌발하면서 배터리 산업 전반에 수익성이 개선되는 데 불확실성이 큰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부쩍 대두되는 모습입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셀 업체들은 매출액의 1~2% 내외에서 충당금을 설정하고 있지만 대규모 리콜 사건의 반복은 향후 LG화학의 충당금 상향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구조적 비용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어 중장기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진다”고 밝혔습니다.

③ “ESG는 성장에 대한 갈증”…선진국의 자국 보호책




선진국이 자국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려는 시도도 국내 배터리 셀 업체에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이 ‘기후 위기 대응’을 앞세워 친환경 산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표면적 명분일 뿐 그 근간에는 고착화된 저성장을 탈피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지금까지 국내 배터리 업체와 해외 완성차 업체의 합종연횡이 활발하지만 앞날까지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입니다.

2차전지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황우택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는 “친환경 산업 육성에는 각국의 새 비즈니스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며 “예를 들어 미국에서 왜 자국 전기차에 한국 배터리를 쓰냐는 식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이에 관세 높이는 등의 식으로 한국 기업을 배척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견했습니다.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충전 모습. / 사진=현대자동차


사실 이는 배터리 산업의 진입 장벽과도 맞닿아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완성차 업체가 내재화 계획 밝히면서 ‘배터리 시장의 독과점 체제가 가능한가'에 대한 의견이 맞섭니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증권사의 2차 전지 담당 연구원은 “현재까지 완성 배터리 업체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며 이에 무게를 둔다”면서도 “다만 전기차가 이제 막 성장기에 들어온 상황이라 반도체처럼 명확한 핵심 기술력이 확정되지 않았고 차세대 기술도 계속 나오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다거나 낮다고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LG화학처럼 충당금이 잡히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투자는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선두 업체라고 해서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연구개발(R&D)·설비투자를 지속 늘릴 수 있는 자본력을 보유했는지 여부도 중요한 사업적 경쟁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황우택 매니저는 “플랫폼 업체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주는 것은 진입장벽이 매우 견고해 한번 자리 잡으면 경쟁사가 못 들어온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며 “현재 배터리 셀 업체의 진입 장벽이 무너질 것을 걱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다만 산업군 비즈니스는 성숙도가 높아지면 가격을 통해서 장벽을 일부 극복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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