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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령의 하이엔드 테크] 인텔 ‘회심의 일격’, High-NA EUV는 무엇일까?<1>

인텔, High-NA EUV 장비 선점에 도전장

High-NA는 렌즈 크기 늘려 해상력 개선 노리는 기술

팻 겔싱어 인텔 CEO의 발표. 세계 최초로 High-NA EUV 장비를 생산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사진=인텔




지난달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인텔이 돌아왔다'는 말과 함께 새로운 반도체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때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말이 있었다. '하이(High)-NA 극자외선(EUV)' 장비를 반도체 제조사 중 가장 먼저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인텔은 EUV 도입이 한발 늦다. 삼성전자, TSMC보다 4년 늦은 2023년 처음 EUV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최근 개화한 EUV 시대 전반전에서는 자존심을 구겼지만, 후반전에는 EUV 기술의 최고봉인 High-EUV 노광 장비를 반도체 제조사 중 가장 먼저 공급받아 '칩 거인'의 존재감을 되찾겠단 각오다.

과연 인텔은 경쟁사와의 치열한 High-NA 장비 쟁탈전을 이겨내고 역전의 명수가 될 수 있을까. 또 High-NA EUV 장비는 어떤 장비기에, 인텔은 이 기술을 회심의 반격 카드로 내세운 것일까.

ASML 본사 벽면에 대문짝만하게 써진 레일리의 식. /사진 출처=구글


◇노광기 속 렌즈 크기 확대, High-NA EUV의 핵심

노광은 으로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 모양을 반복적으로 찍어내는 작업이다. 미세 회로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현재까지 나온 노광 공정 종류 중 최첨단은 EUV 빛을 활용한 공정이다. 그 중에서도 'High-NA'는 EUV의 정점에 다다른 기술로 평가 받는다.

High-NA 장비는, 한마디로 EUV가 통과하는 렌즈 및 반사경 크기를 확대한 설비다. 렌즈를 키워 넓게 퍼지는 EUV 빛을 많이 끌어모은 뒤, 더욱 선명하고 미세한 회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노광기의 근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레일리(Rayleigh)의 식'을 뜯어보면 렌즈를 키워야만 하는 이유와 업계에서 High-NA를 도입하고 싶어하는 배경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레일리의 식.


레일리의 식은 'R=K1 x λ/NA'다. 한글로 풀면 '해상력=공정상수 x 람다(파장)/개구수'다. 어려운 공식 같지만, 하나씩 풀어보면 반도체 뉴스에서 자주 보이던 용어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먼저 좌변의 해상력(R). 빛으로 찍은 선을 선명히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이다. 해상력 수치가 낮을수록 선폭 짧은 회로를 찍는다. 예를 들어 해상력이 10나노(㎚)라면, 극한의 10나노 틈을 두고 회로를 균일하고 반듯하게 찍어냈다는 뜻이다.



이제 우변으로 넘어가자. 엔지니어들은 좌변의 해상력 개선을 위해 우변 변수들에 끊임없는 변화를 준다.

우선 해상력 개선을 위해 수치를 낮춰야 하는 것은 공정상수(K1)와 람다(λ)다.

공정상수(K1)는 노광 공정 진행에 필요한 각종 요소를 바꾸면서 낮추는 값이다. 예컨대 필수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마스크 성능 고도화로 수치를 내릴 수 있다. 수치가 낮으면 회로 모양은 더 미세하고 선명해진다. 하지만 통상 안정적 양산을 위한 공정상수 한계점을 0.32~0.35 안팎으로 둔다.

다음은 람다. 파장이다.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균일하고 반듯한 미세 회로를 얻을 수 있다. 반도체 관련 보도에서 수차례 노출되는 EUV 광원 적용이 이 얘기다. 기존 불화크립톤(KrF·248㎚), 불화아르곤(ArF·193㎚) 광원에 비해 EUV(13.5㎚) 빛의 파장 길이과 성능은 독보적이다.

노광기 속 렌즈. 0.33NA에서 0.55NA로 1.67배 렌즈 크기와 반사경을 키워 노광하면, 아래 그림처럼 폭이 좁아 구분이 애매했던 점들을 더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사진=서울경제


이제 해상력 개선을 위해 수치를 올려야 하는 변수를 살펴보자. 주인공인 렌즈와 개구수(NA)가 등장한다. 렌즈는 마스크 회로 모양을 웨이퍼에 축소해 노광할 수 있도록 한다. NA는 위 그림에서 보이는 렌즈의 sinθ(b/a) 값이다. 렌즈 반지름이 커질수록 sin 값인 NA는 커진다. 큰 렌즈일수록 웨이퍼를 향해 질주하는 빛의 범위를 넓게 설정할 수 있다. 빛이 많이 모일수록 회로는 더욱 미세하고 정교하며 선명해진다.

우변의 변수 개선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이제 업계는 렌즈 크기와 NA 증가로 해상력 개선을 노린다. 2025년 인텔이 활용할 High NA 장비의 NA는 0.55NA다. 최초의 양산용 EUV 장비 렌즈 0.33NA보다 렌즈 크기가 1.67배(0.55÷0.33) 더 크니까, 빛을 받는 범위와 해상력도 이 비(比)만큼 개선된다.

ASML의 High-NA 장비 콘셉트. /사진=ASML


대신 렌즈가 커진 만큼 반사경 등 다른 부품도 커지기 때문에 장비 덩치가 우람해진다. 렌즈 가공 기술도 더욱 정밀해야 하기에, 제작 비용이 비싸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따라서 장비 값이 지금보다 더욱 올라간다. 업계는 현존하는 EUV 공정 장비가 대당 1500억원대이지만, High-NA 장비는 대당 3000억원을 무난하게 넘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장비 역시 렌즈는 칼 자이스가, 장비는 ASML이 독점 생산한다.

◇세줄 요약

△초미세회로를 빛으로 찍어내려면 공정 상수(K1)와 파장(λ)은 낮추고, NA는 올려야 한다.

△노광 공정 전문가들은 부단한 노력으로 공정상수(K1)를 낮추고 있고, 이제 EUV라는 빛까지 개발해 파장까지 낮췄다.

△각 변수가 한계에 도달한 지금, 이제 남은 변수인 NA를 키울 차례다. 0.33NA에서 0.55NA로 키운 'High-NA' 렌즈로 빛을 넓은 각도로 모아서, 미세하면서 선명한 회로를 만들 수 있다.

<2부에서는 High-NA의 또 다른 중요 요소인 ‘아나모픽’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2부로 가시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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