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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쿠팡화재 예고된 참사였나···넉달전 소방점검서 277건 지적

경찰, 발화 시점 파악 수사 집중

곳곳 관리부실...늑장 신고 의혹

소방당국 129시간만에 완전진화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이천=연합뉴스




한 소방관의 생명을 앗아간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 4개월 전, 이 시설의 자체 소방 시설 점검에서 270여 건의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원인과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은 쿠팡의 대피·신고 지연 의혹이 제기되자 화재가 처음 발생한 시점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2일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천소방서는 지난 2월 22일 쿠팡 덕평물류센터로부터 ‘소방시설 등 종합정밀점검 실시결과 보고서’를 받았다. 보고서에서 지적된 사항은 모두 277건에 달했다. 소화 설비(스프링클러·소화전 등), 경보 설비(자동 화재 탐지, 비상 방송), 피난 설비(유도등·비상조명등·완강기), 기타 설비(방화문·방화 셔터) 등에서 골고루 문제가 발견됐다. 이 중 스프링클러 설비 관련 지적 사항이 60건으로 가장 많았다. 불이 났을 때 연기나 열을 감지해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키는 감지기 불량이 28건이었으며, 스프링클러의 살수 반경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여럿 있었다.

이번 화재 사고 당시에도 스프링클러 작동이 8분간 지체됐다. 쿠팡이 넉 달 전부터 물류센터 내 다수의 소화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탓에 이번 화재 사고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쿠팡은 화재 당시 대피·신고를 지연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오전 5시 10분쯤부터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평소 잦은 경보기 오작동 때문에 계속 일했고 5시 26분께 1층 입구로 향하는 길에 연기를 보고 보안 요원에게 불이 났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묵살당했다”는 한 쿠팡 직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처음 신고가 된 5시 36분보다 26분 빠른 시점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쿠팡은 제시간에 신고·대피하지 않아 초기 진화에 실패한 셈이다.

경찰 수사 전담 팀은 물류센터 지하 2층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 CCTV에는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 전선에서 불꽃이 이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CCTV 분석으로 불꽃이 일기 시작한 정확한 시각을 파악해 쿠팡의 대피·신고 지연 의혹을 규명할 방침이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12분께 덕평물류센터의 잔불 정리 작업을 마치고 완전 진화를 선언했다.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지 129시간여 만이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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