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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12기 몰려있는 울산, 수전해에 최적…'수소메카' 될 것" [서울포럼 2021]

◆초격차 수소경제에 길이 있다

☞세션2 : 수전해·수소도시 육성 전략

로스웰 "그린수소 필수 '청정 발전' 1만GW 넘어"

대량생산 뒷받침 운송 등에 유리…안전성도 갖춰

"태양광·풍력 안맞는 韓, 우수한 원전기술 집중을"

제프리 로스웰 터너 해리스 수석 경제연구원이 1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개최된 '서울포럼 2021' 세션 강연에서 수소 대량생산 시 원전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주택과 교통수단을 수소 에너지로 가동하고 지역 산업에 수소 기술을 적용하는 수소도시.

현재 영국·네덜란드·덴마크 등 주요국들은 수소의 생산과 저장·운송 등 전 과정을 도시에 접목하는 이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9년 말부터 전주·완산과 안산, 울산 총 세 곳이 수소도시로 조성되고 있다. 제프리 로스웰 터너 해리스 수석 경제연구원은 10일 ‘서울포럼 2021’ 세션 강연에서 3곳 가운데 울산의 성공 가능성을 가장 높다고 봤다. 왜 그럴까.

로스웰 수석은 “울산과 인근 지역에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현재 청정수소인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 수전해(물 분해) 방식이다. ‘얼마나 전기를 청정하고 저렴하게 얻느냐’가 그린수소 생산의 관건인데 이 가운데 원전은 단일 발전원 가운데 탄소 배출량이 가장 적고 발전 단가도 저렴하다. 원전이 그린수소 생산에 적격이라는 얘기다. 로스웰 수석은 “울산 반경 40㎞ 이내에 총 12기의 원전이 모여 있다”며 “이들 원전의 발전량만 1만 1,300기가와트(GW)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울산 신고리 3·4·5·6호기를 비롯해 울산과 인접한 울진의 신한울 1·2호기는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 방식으로 건설됐다. APR1400은 2019년 외국 기술로는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따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 받았다. 로스웰 수석은 “APR1400은 한국 수소 대량생산의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했다. 울산 수소도시가 원전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수소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로스웰 수석은 “대량생산이 뒷받침되면 운송과 사용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며 “울산이 대규모 수소도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원전은 화석연료·재생에너지보다 훨씬 낫다. 로스웰 수석은 “원전, 특히 APR1400의 표준화발전단가(LCOE)는 해상풍력의 3분의 1 수준이고 천연가스와 비교해도 절반가량 낮다”며 “한국은 수소 생산 단가를 현재 ㎏당 6,000원에서 3,000원으로 절반가량 낮춰야 하는데, 결국 답은 원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로스웰 수석은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 에너지 전환이 수소 육성 기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스웰 수석은 “한국 수소 로드맵은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개질수소 생산 확대 방안을 담고 있지만, 개질수소 역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그레이수소의 한 종류”라며 “또 최근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도 경제성 확보에 난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실제 천연가스를 활용한 수증기 메탄 개질수소는 1㎏ 생산 시 최대 10㎏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로스웰 수석은 또 올 초 미국을 강타한 이상 한파로 텍사스 지역의 에너지 공급이 난항을 겪은 사례도 천연가스 기반 수소 전략의 한계로 거론했다. 그는 “텍사스 사태도 한파로 천연가스를 운반하는 파이프라인이 얼어붙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이상기후 대응에 취약점을 드러냈다”고 짚었다.

세션 강연 이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도 원전 활용이 필수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한계는 전력 발전이 간헐적, 즉 들쭉날쭉하다는 것”이라며 “태양광은 하루 가운데 4시간은 가동하고 나머지 20시간은 가동하지 못한다는 맹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은) 대규모 초기 투자를 해도 생산 전력의 15%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반면 원자력은 상시 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원전 안전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 교수는 “인류가 원자력을 사용한 이후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극히 일부분”이라며 “충분히 안전한 활용이 가능한 만큼 막연한 불안감 탓에 원전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로스웰 수석도 “APR1400, 캐나다의 가압관식 중수형 원자로(CANDU)는 지금까지 사고가 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APR1400은 내진 성능이 기존 모델(OPR1000) 대비 여섯 배 향상됐고, 디지털 계측 제어 설비 같은 최신 기술 역시 적용됐다.

로스웰 수석도 “면적이 적은 한국은 태양광·풍력이 적합하지 않다”며 “지속 가능한 수소 생산을 위해 우수한 원전 기술력을 활용, 한국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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