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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쪼개기·명의신탁·농지법 위반 의혹에도 "억울·유감"

■ 투기 의혹 與 의원 탈당·출당 권유…토지 보유 내역 살펴보니

친인척·전 보좌관과 택지지구 토지 공동매입 정황도

與, 기존 의혹 외 추가 사항 비공개…논란 불씨 남겨

국민의힘 "전형적인 꼬리자르기·임기응변 술책" 지적





더불어민주당이 8일 부동산 불법거래 비위 의혹을 받는 12명의 소속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하면서 민주당은 하루 종일 혼란이 거듭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국민권익위원회의 발표가 있은 지 하루도 안 돼 민주당이 발 빠른 조치를 취하자 탈당을 권유받은 의원들은 “억울하다” “유감이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한동안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의원에게는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탈당이 아닌 출당 조치를 했다는 점에서 겉으로만 화려한 ‘속 빈 강공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언론에서 제기된 민주당 소속 의원의 의혹 외에 추가적인 의혹에 대해서는 비공개로 일관해 또 다른 논란 거리를 남겨뒀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이날 김주영·김회재·문진석·윤미향 의원이 부동산 명의 신탁 의혹을 받고 있고 김한정·서영석·임종성 의원은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 양이원영·오영훈·윤재갑·김수흥·우상호 의원이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아 탈당 권유 및 출당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LH 사태 이후 의원 본인뿐 아니라 친모와 배우자 등의 거래 의혹에 대해 언론이 문제 제기를 해온 것과 사유가 상당 부분 유사했지만 일부 의원의 경우 기존 의혹과 다른 사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찰 조사 결과 무혐의를 받은 의원도 포함됐다’는 질문에 “(무혐의 결과를 받은 내용은) 빠진 것”이라며 “기존 사례는 제외하고 (새로운 사유가 있어) 포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새로운 사유와 관련해서는 뚜렷한 설명이 없어 또 다른 의혹 가능성만 더욱 높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간 해당 의원들에 대한 부동산 거래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부동산 명의 신탁과 관련해 의원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이 연루된 사유가 많았다. 김주영 의원의 경우 부친이 2019년 9월 경기도 화성시 남양 뉴타운 근처 토지를 지분 쪼개기로 매입하며 의혹이 제기됐다. 김회재 의원은 서울 잠실 아파트 매도 당시 잔금 부족을 이유로 근저당 설정 해지가 늦어져 의혹 대상에 포함됐다. 윤미향 의원도 시누이와 경남 함양 주택 거래로 이미 한 차례 홍역을 겪은 바 있다.



업무상 비밀 의혹 대상으로 지목된 김한정 의원은 남양주에 부인 명의의 토지 거래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찌감치 의혹 대상에 올랐다. 서영석 의원은 2015년 8월 부천시 고강동 인근 토지와 그 옆에 있는 2종 근린생활시설 건물의 지분을 지인과 절반씩 나눠 구입했다. 문제는 해당 토지가 3기 신도시에 포함된 부천 대장지구 동쪽 끝과 불과 2㎞ 거리였다는 점이다. 임종성 의원은 친인척을 비롯해 보좌관 출신인 경기도의원과 경기도 광주 고산2택지지구 토지를 공동 매입해 개발이익을 추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주당은 농지법 위반의 경우 투기로 볼 소지가 없다는 점에서 탈당 권유에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양이원영·오영훈·윤재갑·김수흥·우상호 의원까지 포함해 농지법 위반을 이유로 탈당을 권유했다.

해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회재 의원은 “매수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정상 매매인데도 권익위가 잘못된 조사를 했고 소명 절차도 없이 탈당을 권유한 당 지도부에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미향 의원도 “고령인 시어머니의 상황을 고려했던 것”이라며 “시누이 명의의 함양 시골집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항변했다. 서울시장에도 출마했던 우상호 의원은 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어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경황 없이 묘지용 토지를 알아보게 됐지만 지역 시청에 문의해 가매장 후 허가를 받으라는 설명을 듣고 토지 허가를 받았다”며 “탈당 권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이 같은 당내 반발을 의식한 송영길 대표는 “충분한 소명 절차도 없는 데다 경미하고 중복된 사안이라는 등 논란이 많이 있었지만 집권당의 외피를 벗어 똑같이 조사를 받고 해명을 하고 돌아오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윤미향·양이원영 의원은 비례대표직이라는 점을 감안해 탈당 대신 출당 조치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출당시킨다면 의원직은 유지하는 것”이라며 “결국 꼬리 자르기 물귀신 작전을 시작한 것인데 공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식 문제 해결”이라며 “임기응변 술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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