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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40%' 수익 약속했지만...미국인 암호화폐 투자금 2조 다 날렸다

미 SEC, 비트커넥트 모집책 상대 소송 제기

비트커넥트 측 투자자에 '락업'도 요구

92% 가격 폭락으로 투자금 대부분 증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월 40%’의 고수익을 약속하며 모집한 투자금 대부분을 날린 이들이 규제당국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자들에게 '월 40%'의 고수익을 약속하고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가 대부분을 날린 암호화폐 투자 모집책들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SEC는 전날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암호화폐 비트커넥트를 불법 홍보한 혐의를 받는 모집책 5명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이들이 브로커로 정식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 보호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에게 민사상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6년 만들어진 암호화폐 비트커넥트는 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교환하는 형태로 팔렸다. 비트커넥트 회사 측은 '트레이딩 봇'이라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거래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SEC에 따르면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보유한 암호화폐를 4∼10개월 동안 '락업'(일정 기간 매매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결국 비트커넥트 가치가 92%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은 거의 모든 투자금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SEC는 비트커넥트를 만든 창업자가 인도 국적자로 "그가 항상 비트커넥트를 관리하고 통제해왔다"고 소장에 적시했다. 다만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활동한 모집책들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비트커넥트의 수익 모델을 홍보하며 인당 수십만 달러의 수수료 등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SEC에 피소된 5명 중 본사와 다른 모집책들 사이의 연락책 역할을 했던 조슈아 젭센은 260만달러(약 29억원)나 챙겼다. 투자를 많이 유치한 모집책은 태국 방콕 여행과 현금, 고급 자동차 등의 인센티브도 받았다고 SEC는 전했다.

비트커넥트에 대한 경고는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다. 2018년 12월 텍사스주 증권위원회가 비트커넥트를 "거대한 사기"라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매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모집책들은 텍사스주 투자자들에게 암호화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비트커넥트를 계속 이용하시라"고 권했다.

다만 비트커넥트는 불법 다단계 금융사기라는 의혹을 받고 있음에도 SEC는 이들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투자자들은 지난 2018년 연방 1심 법원에서 집단소송이 기각당하자 현재 항소한 상태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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