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난수표' 청약에도 정부 뒷짐…안내 Q&A 2년째 방치

청약제도 날로 복잡해 지는데

국토부, '자주 묻는 질문' 자료

22개월째 변동없이 그대로

청약자 스스로 자체 검증해야





# 경기도에서 주택 청약을 준비하고 있는 40대 A 씨는 복잡한 청약 조건들을 공부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150쪽에 달하는 국토교통부의 ‘주택청약 및 주택공급제도 관련 자주 묻는 질문 청약 Q&A’ 자료를 살펴보고 있지만 그나마도 지난 2019년 7월 기준이라 이후 법령 개정 사항은 일일이 찾아보면서 익힐 수밖에 없다. A 씨는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계산은 말할 것도 없고 특별공급의 월평균 소득 계산은 그야말로 난수표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도 손을 놓아버린 수준으로 청약제도가 복잡해지는 가운데 정부의 안내는 ‘무책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가 주택 청약의 주요 변경 사항 등을 안내하는 ‘청약 Q&A’는 2019년 7월 31일을 기준으로 마지막 개정이 이뤄진 후 22개월째 변동이 없다. 이미 153쪽의 방대한 분량이지만 이후 2년여간 개정된 사항은 반영돼 있지 않다. 그나마 지난해 신혼부부, 생애 최초 특공 등 일부 사항에 대한 별도 Q&A를 새롭게 게재한 정도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법 개정 사항 등을 반영해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지만 정확한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청약제도가 날로 복잡해지고 있지만 이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책임은 고스란히 청약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청약 Q&A는 이미 오래된 버전인데다 이를 마냥 믿고 따르지 말라는 ‘단서’까지 붙어 있는 상황이다. 청약 Q&A의 표지에는 “질의 답변은 법령개정에 따라 내용이 변경될 수 있으니 참고용으로 사용하길 바란다”며 “내용에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로또’라는 표현이 붙을 정도로 당첨이 어려운 수준이지만 여전히 청약 당첨자 10명 중 1명은 부적격 당첨으로 청약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청약 당첨자 대비 부적격 당첨자 비율은 2018년 9.48%, 2019년 11.3%, 2020년 9.5% 등 매년 1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절대다수는 청약 가점을 잘못 기재하는 등 잘못에 따른 결과인데 대부분 고의성 없이 청약제도를 착각한 탓에 벌어지는 단순 실수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 제도 하에서는 고의성 없는 실수로 인한 부적격 당첨이어도 대부분 구제받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부적격 당첨자가 되면 해당 청약에서의 당첨 무효뿐 아니라 향후 1년간 청약 신청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데 있다. 그나마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홈페이지에서 ‘청약 연습’을 해볼 수는 있지만 특별·일반공급, 지역별 규제 등등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은데다 소득 기준 등 세부 사항 중 일부는 점검 자체가 불가능해 결국 청약자 본인이 세밀하게 ‘자체 검증’하는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복잡한 청약제도를 만든 책임이 정부에 있는 만큼 사전에 적격·부적격을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은 청약 당첨자에 한해 적격 여부가 확인되는데 청약을 신청하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어서 하나의 전산 시스템으로 확정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