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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7대 인사 원칙 만들고 무시해버리는 ‘내로남불’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김부겸 총리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임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국회에서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김 총리 임명 동의안을 통과시키고 두 장관에 대한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자 곧바로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의 숫자는 32명으로 늘어났다. 이달 초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다짐한 ‘협치’는 온데간데없다.

더 큰 문제는 문재인 정부 스스로 만든 인사 검증 원칙마저 뭉개버렸다는 점이다. 현 정부는 출범 당시 인사 기준으로 병역 기피, 불법 재산 증식,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등 5대 비리 배제 원칙을 내놓았다. 이어 그해 11월에는 ‘음주 운전’과 ‘성 범죄’를 추가한 7대 인사 원칙을 제시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번번이 이를 무시해왔다.

이번에는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한 명만 낙마시키고 인사 원칙에 위배되는 흠결을 지닌 부적격 장관들을 임명했다. 임 장관에 대해서는 10여 차례의 위장 전입, 남편·본인·자신의 제자가 제1~3 저자로 참여한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제기됐다. 노 장관의 경우도 위장 전입과 거주하지 않았던 공무원 특별 공급 아파트를 되팔아 2억여 원의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7대 인사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들이다. 과거 야당 시절에는 엄격한 잣대로 장관 후보자들을 거세게 몰아붙이더니 집권 이후에는 스스로 만든 검증 원칙도 폐기해버리는 여권의 이중 행태를 보면서 “내로남불이 너무 심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14일 민주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남은 1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당청이 원팀으로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여당 일부에서 장관 인사 문제를 제기한 것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남은 임기에 국민들을 더 힘들게 만들지 않으려면 원팀을 주문할 게 아니라 여야 정당과 각계의 비판 목소리를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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