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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美 때린 자리에서 ...文 "中 백신기부 높이 평가"

보아오포럼 개막식 영상 메시지

習 '중국식 다자주의' 존중 발언도

바이든과 회담 앞서 또 '줄타기'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연차총회 개막식’에 영상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중국의 백신 외교를 호평하면서 “포용성이 강화된 다자주의 협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 미국 주도의 기후 화상 정상회의와 다음 달 하순 한미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마주하기 전 중국을 배척하지 않겠다는 뜻을 선제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중 간 줄타기 외교 기조를 고수하는 것이 자칫 자유·민주주의 진영 이탈로 비쳐 당장 시급한 미국산 백신 확보 노력에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문 대통령은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시아에서부터 코로나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며 “개발도상국에 대한 백신 기부와 같은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최근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력체)’가 중국의 백신 외교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중국 쪽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쿼드는 지난 3월 정상회의에서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내년까지 동남아시아 등에 10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배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경제문제를 두고 ‘포용성이 강화된 다자주의 협력’을 호소하며 “지난해 체결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해 역내 협력의 속도를 높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중국이 미국을 향해 주장하는 ‘중국식 다자주의’와 상당히 유사한 입장이기도 하다. 중국은 미국의 다자주의를 ‘선택적 다자주의’로 규정하고 포용성과 개방성을 앞세워 중국을 고립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RCEP는 바이든 대통령이 복귀를 시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항하는 성격이 강한 중국 주도의 협의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RCEP에 가입했지만 CPTPP에는 아직 가입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중국의 전통적 외교 기조인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은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한다)’ 정신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코로나 극복에도 중요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후위기 공동 대응과 신기술·혁신 거버넌스 협력의 중요성도 참여국들에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베이징에서 화상으로 보아오 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아오포럼은 22일 예정된 미국 주도의 기후 화상 정상회의 직전 중국이 일종의 자신의 세를 과시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평가된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보아오포럼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된 뒤 올해 온·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해 규모를 더 키웠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화상 연설을 통해 “한두 나라가 제정한 규칙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다시 한 번 미국을 직격했다. 시 주석은 “내정 간섭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할 것”이라며 “중국은 성장하더라도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세력이나 군비 확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연설 내내 미국을 ‘패도’ ‘단변주의 국가’ 등으로 비판하며 “대국이면 대국답게 행동하라”고 꼬집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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