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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분양가에 공공재개발도 '그림의 떡' …"대출규제 완화" 목소리도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한 교회에서 열린 공공재개발 주민설명회에서 관계자가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양지윤기자




정부가 공공재개발 후보지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며 공공재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민들의 사업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기존보다 높은 용적률과 층수, 분양가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분양가가 기존보다 높아지면서 ‘공공재개발 사업이 서민 실수요층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한 교회에서 열린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주민 사업설명회에는 평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1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석했다. 1·2차에 걸쳐 발표된 20여 곳의 공공재개발 후보지 중 최초로 사업 추진 방안을 담은 청사진이 나오는 자리였던 만큼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이 자리에서 흑석2구역에 층수 최고 49층, 용적률 600%, 시세 70~75% 수준의 분양가 조건을 제안했다. 올 초 제시한 조건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1월 흑석2구역에 최고 40층, 용적률 450%, 시세 60~65% 수준의 분양가를 제안했다. 흑석2구역 추진위원회는 “사업성이 주민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며 반발했고, SH공사 측이 주민 의견을 반영하면서 조건이 대폭 완화됐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중 사업성이 높은 축에 속하는 흑석2구역이 공공재개발을 포기하면 다른 후보지도 줄줄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



정부가 개선된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식 추진위원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사업 초반 용적률·층수·분양가 기준이 낮게 나와 문제가 있었지만 SH공사가 이를 풀어줬다”며 “일부에서 민간 재개발로 가자고 이야기가 나오지만,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다고 용적률과 층고, 분양가 문제를 다 풀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번에 공공재개발을 하지 않으면 10년, 20년 넘게 사업을 못할수도 있다"며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추진위는 다음달인 5월 주민총회를 거쳐 주민대표회의 임원을 선출한 뒤 동의서를 걷고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이후 6월 SH공사와 주민대표회의 협약을 체결하고 12월 촉진계획변경을 추진한다.

이번 설명회에서 공공재개발 인센티브 수준이 민간 개발보다 높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다른 후보지에서도 공공재개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분양가가 기존보다 높아져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문턱이 더 높아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사업 추진방안에 따르면 흑석2구역의 경우 20평대인 전용 59㎡의 분양가가 1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전용 84㎡는 13억원대 수준이다. ‘국평’인 전용 84㎡는 물론 중소형 평형까지 모두 중도금 대출 불가선인 9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된 것이다. 물론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공공 주도로 공급을 늘려 주택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취지로 추진되는 ‘공공재개발’ 사업으로 분양되는 아파트조차 ‘현금 부자’들의 전유물이 됐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웬만한 서울 내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9억원을 훌쩍 넘기는 만큼 상환 능력이 있는 무주택 실수요자에 한해서라도 중도금 대출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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