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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때' 모른채 조개 캐다가는…"밀물에 갇혀요"

[해양레저, 안전부터 챙깁시다]

<상> 되풀이되는 해루질 사고

SNS 타고 '갯벌 체험' 열풍 속

안전사고도 2년 만에 2배 껑충

해루질 집중하다 밀물에 고립

"물때 확인 등 예방수칙 숙지를"

지난 12일 인천 중구 무의도의 하나개해수욕장 갯골 주변에서 사람들이 조개를 잡는 해루질을 하고 있다. /박홍용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실상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국내 관광지로 눈길을 돌리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완연한 봄 날씨와 함께 그동안 답답한 실내 생활에 지쳐 있던 이들이 탁 트인 바닷가로 몰리면서 갯벌 체험과 바다낚시 등 해양 레저 인구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바다에서 발생하는 인명 사고 역시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본격적인 해양 레저 성수기를 맞아 안전 불감증이 개선되지 않은 현실과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수칙 등을 살펴본다.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새벽 2시면 수백 명이 갯벌로 나와 ‘해루질’을 하고 있어요. 문제는 조개 캐는 데만 집중하다가 해무를 만나면 어디가 육지인지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다는 거죠. 자칫 재미로 시작한 해루질이 목숨을 잃게 할 수도 있는 셈이죠.”

지난 12일 인천광역시 송도에서 차로 45분 달려 도착한 무의도의 하나개해수욕장. 인천해양경찰서 관계자와 함께 일명 방수용 ‘가슴장화’를 착용한 뒤 물이 빠진 갯벌로 900m쯤 걸어가니 바닷물이 드나드는 발목 높이의 얕은 개울이 눈에 들어왔다. 그 옆으로는 10여 명의 사람들이 조개와 낙지를 잡는 해루질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반대편에서 해무가 몰려오고 있었지만 해루질 삼매경에 빠진 이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인천해경 하늘바다파출소 관계자는 “해수면이 높아지면 이곳부터 빠른 속도로 물이 차오른다”며 “이런 사실을 모르는 갯벌 체험객들은 오히려 바다 쪽으로 4~5㎞를 더 걸어나갔다가 물이 허리까지 차 있는 걸 보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갯벌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도 함께 늘고 있다. 특히 각종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갯벌을 ‘코로나 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집중 조명한 뒤로 갯벌에서 어패류를 잡는 해루질을 하다가 사고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져 주의가 요구된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갯벌에서 해루질 도중 발생한 안전사고는 2018년 32건에서 지난해 66건으로 2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했다. 3년간 발생한 총 143건의 해루질 사고로 숨진 사망자는 23명에 달한다. 지난달 14일에도 경기 화성시 제부해수욕장 갯벌로 개불잡이에 나섰던 남성 2명이 밀물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하루 만에 모두 숨진 채 발견되는 일이 벌어졌다. 하늘바다파출소 관계자는 “해무가 짙게 끼는 날에는 불과 2m 앞도 안 보일 정도”라며 “육지로 나오라는 방송을 수시로 하고, 직접 갯벌에 나가 구조 작업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갯벌 체험객들이 본인 안전보다 해산물 채취에 더 신경 쓰는 것을 볼 때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강종구 인천 포내어촌계장도 “바닷가로 놀러 오는 관광객들은 물때랑 상관없이 꼭 갯벌 체험을 하려는 게 문제”라며 “여기 주민들은 바닷길을 잘 알지만 외지인들은 갯골에 고립되면 얼마나 위험한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해경은 해루질에 앞서 반드시 안전 수칙을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휴대폰에 ‘해루질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물때를 확인하고 갑자기 바닷물이 들어올 경우에 대비한 구명조끼 착용과 함께 타인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호루라기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또 갯벌에 빠져 쉽게 나오지 못할 때는 누워서 자전거 페달을 밟듯이 다리를 움직여 빼내는 것도 요령이다. 해경 관계자는 “누구나 조금만 주의하면 해루질 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안전한 해루질을 위해 무엇보다 국민 스스로 안전 수칙을 잘 지켜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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