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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더 줘도…“공공 직접시행 절대 못 한다” 선긋는 조합

재산권 행사 묶여 주민들 기피

“정부가 사실상 강요” 곳곳 반발

공공 재개발 탈락 일부 단지는

“직접 시행 유도 위해 떨어뜨려”





# 정부의 공공 재건축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광진구 중곡아파트. 조합은 지난 2월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공공 직접 시행 방식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했다. 이 단지는 7일 공공 재건축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만약 후보지로 선정되지 않았어도 공공 직접 시행에는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는 점을 못 박아둔 것이다.

정부가 공공 정비사업에 비해 거부감이 더 큰 ‘공공 직접 시행’을 강요한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공공 정비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지역들을 ‘직접 시행’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 공공재개발·재건축은 조합이 주체가 되고 공공 기관이 도움을 주는 형식이다. 반면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은 조합이 아예 소유권을 공공 기관에 넘기는 방식이다. 공공재개발·재건축보다 인센티브가 더 주어지지만 공공 기관이 시행 주체가 되는 셈이다.

◇정부, “공공 직접 시행 참여하세요”=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참여 의사를 보인 단지들을 대상으로 공공 정비뿐 아니라 공공 직접 시행 방식의 컨설팅도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두 경우를 비교해 더 나은 사업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 직접 시행과 관련해 주민 제안이 들어온 곳들 중 상당수는 직접 시행과 공공재건축 방식의 컨설팅 결과를 같이 보내 달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보류 구역에 대해서도 공공 직접 시행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주민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직접 시행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말로는 두 가지 방식을 다 제안한다지만 실제로는 상대적으로 호응이 높은 공공 정비사업은 후보지를 대폭 축소하면서 직접 시행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정부는 공공재건축 5만 가구를 비롯해 공공 정비로 7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2·4대책 이후에는 이 계획을 백지화하고 공공 직접 시행 등 정비사업 방식을 모두 묶어 13만 6,000가구로 수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남1구역을 포함해 공공재개발 사업에 탈락한 지역 주민들은 “직접 시행으로 돌리기 위해 (정부가) 의도적으로 탈락시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 “절대 참여 안 한다”=정부가 공공 직접 시행에 더 힘을 실어주는 이유는 이 방식이 ‘공공성’ 측면에서 더 나아서다. 공공 직접 시행의 경우 소유권을 LH 등 공공 기관이 갖는 형태여서 결국 ‘공공 분양’ 형태로 공급할 수 있어 정부 정책 실행에 더 유리하다.

하지만 토지 소유주 등 사업지 주민들 입장에서는 토지 소유권을 넘겨야 하는 데다 사업지로 지정되면 사실상 거래도 불가능해 재산권이 심각하게 침해된다. 공공 직접 시행의 경우 차후 후보지로 결정된다 해도 2월 4일 이후 주택 매수자는 현금 청산에 해당된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직접 시행 후보지로 거론되는 순간부터 재산권 행사가 어렵게 되는 셈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민들 입장에서는 사업을 공공이 주도하면서 모든 걸 결정하길 바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며 “정부가 특정 사업 방식을 강요한다고 실제로 이뤄지기도 어려운 만큼 ‘주민 재산권에 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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