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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향력 저지…EU에 SOS 친 몬테네그로

지난 2015년 중국 베이징에서 현재 몬테네그로의 대통령인 밀로 주카노비치(왼쪽) 당시 총리와 리커창 중국 총리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한 소국 몬테네그로가 중국 차관 상환 문제로 유럽연합(EU)에 도움을 요청했다. EU가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저지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몬테네그로가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오는 7월까지 중국에 10억 달러(약 1조 1,250억 원)의 차관을 상환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EU에 처음으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몬테네그로의 악몽은 지난 2014년 시작됐다. 당시 몬테네그로 정부는 아드리아해와 세르비아 사이에 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중국의 수출입은행인 중국진출구은행으로부터 건설 비용의 85%인 약 10억 달러를 빌리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고속도로는 3구간으로 구상됐는데 1구간인 41㎞를 건설하는 데만 2억 유로(약 2,764억 원)가 필요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속도로로 불리기도 했다. 중국도로교량회사가 건설을 맡았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FT는 2006년과 2012년에 진행된 타당성 조사에서 고속도로의 경제적 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음에도 계약이 체결됐다고 전했다. 또 몬테네그로가 중국과 5,400만 유로 상당의 화력발전소 계약을 체결했으며 1억 2,700만 유로 정도의 다른 채무도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 결과 현재 몬테네그로 부채의 25%를 중국이 보유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정부가 7월로 예정된 차관 상환일을 맞추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경우 중국이 몬테네그로의 국토를 담보로 잡을 권리를 갖게 된다. 2018년 미국 싱크탱크인 글로벌개발센터는 중국의 일대일로 과정에서 발생한 차관으로 부채난이 가중된 8개 국가 중 한 곳으로 몬테네그로를 지목하기도 했다.

FT는 EU가 몬테네그로를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EU 내에서는 몬테네그로의 요청을 중국의 일대일로를 저지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옥스퍼드대의 테나 프레릭 박사는 "EU가 개입해야 한다"며 "EU의 뒷마당에 있는 몬테네그로에 개입함으로써 EU가 진정으로 지정학적 전략을 펼치는 플레이어임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크탱크인 유럽외교협회(ECFR)도 2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서발칸반도 일부 지역의 정책·정치 등에서 레버리지를 획득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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