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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투성이로 사망한 8살, 등교 한번도 못해…가정방문도 부모가 거부(종합)

"코로나19 감염 우려된다"며 학교 안 보내

교사들 학대 정황 파악 못해…신고 전력도 없어

지난 2일 몸 곳곳에 멍이 든 채 숨진 A(8)양이 거주하던 인천시 중구 빌라. 경찰은 A양의 20대 부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몸 곳곳에 멍이 든 채 숨진 8살 여아는 지난해 등교 수업이 시작된 이후 단 한 번도 등교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A(27·남)씨와 B(28·여)씨 부부의 학대로 지난 2일 숨진 초등학교 3학년 딸 C(8)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와 원격 수업을 병행한 지난해 학교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C양의 오빠이자 같은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D(9)군도 본격적인 등교 수업이 시작된 지난해 5월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부부는 학교에 "D군이 폐 질환을 앓고 있으며 코피를 매일같이 흘린다"며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등교가 어렵다"고 결석 사유를 설명했다. 인천의 경우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정학습 등 교외체험학습 허용일이 최대 44일이었으나 지난해 이 학교 전체 등교 수업 일수 자체가 44일에 미치지 않아 이 같은 결석이 가능했다.

담임 교사는 이들 남매가 등교 수업에 계속 나오지 않자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집에 방문하려 했다. 그러나 A씨 부부는 "집이 자주 비어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방문을 모두 거절했다. 이들 부부는 대신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오겠다"고 이야기한 뒤 D군만 2차례 학교에 데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C양이 학교에 온 적은 없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오빠인 D군의 경우 상당히 밝고 쾌활했고 담임이 부모와 지속해서 연락을 주고받았을 때도 수상한 낌새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11월에는 담임이 C양과 직접 통화했으나 별다른 학대 정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에 C양을 데려오라고 하니 할아버지댁에 갔다거나 교통사고가 나 입원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고, 사진까지 보내주며 거절했다"며 "아빠가 학교에서 나눠주는 꾸러미를 받기 위해 수시로 방문했으나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C양 남매는 2019년 8월 이 학교로 전학 오기 전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관할하는 보육 시설에 있었으며 같은 해 2학기에는 정상적으로 등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인천 중구 등에 따르면 A씨 부부와 관련해 아동 학대 신고가 들어온 전력은 없었다. 2019년 7월 중구에 전입 신고한 이들 부부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나 드림스타트(맞춤형 복지 서비스) 사례 관리 대상도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부부는 2일 인천시 중구 운남동 한 빌라에서 딸 C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후 8시 57분께 자택에서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A씨가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었다"며 "아이 턱과 손가락 끝에 (근육이 딱딱하게 굳는) 사후 강직이 나타난 상태였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도 C양의 얼굴과 팔 등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을 확인하고 A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C양의 계부로 조사됐으며 B씨는 전 남편과 이혼한 뒤 A씨와 재혼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빠 D군의 몸에서는 학대 피해 의심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한 A씨 부부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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