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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취업 난민’ 먹잇감 삼은 기획부동산

조권형 사회부 기자




“기획부동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99.9%는 사회에서 소외된 취업 난민들이다.”(네이버 아이디 ‘guar****’) 서울경제신문의 ‘기획부동산의 덫’ 시리즈에 달린 댓글 7,256개 중 하나다. 본지가 다룬 임야 지분 기획부동산은 경기도에서만 3년간 2조 4,000억 원어치를 팔았다. 이들이 어떤 사람들을 먹잇감으로 삼았는지를 정확하게 짚은 댓글이었다. 그는 “안정된 소액의 월급을 보장한 일자리를 사회에서 소외된 취업 난민들이 채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일자리는 ‘다단계 취업 사기’였다. 본지가 토지·건물 실거래가 플랫폼 밸류맵과 함께 2년여간 추적한 기획부동산의 실체다. 이들은 개발 가능성이 희박한 임야를 싸게 사들여 지분으로 쪼개 팔았다. 최소 500만 원부터 투자할 수 있는 ‘소액 토지 투자 상품’이라고 포장했다. 개별 토지나 아파트에 투자할 만큼 자산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층이 대상이었다.

피해자들을 향해 “무식해서 당했다”거나 “욕심의 대가”라고 지적하는 기사 댓글도 많았다. 그러나 기획부동산의 1차 피해자는 일당 7만 원이나 월급 180만 원가량을 받으려 들어간 직원들이었다. 기획부동산 임원진은 직원들에게 땅을 팔게 하는 한편 땅을 사게 했다. 직원들은 ‘유망한 땅’이라는 임원진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고 한다. 직원의 가족과 지인은 2차 피해자가 됐다.



피해자들은 재산을 잃고 가정과 인간관계도 망가졌다고 호소했다. 이같은 피해자는 줄잡아 수십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지금껏 눈에 띄지 않았다. 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여전히 속은 줄도 모르는 사람들, 속은 줄 알았어도 어떻게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경찰·검찰에 사기 혐의로 고소해도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 처분이 나기 일쑤였다.

본지의 기획 기사를 통해 정부와 국회, 수사 당국이 피해자들의 사정을 살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다음은 기사의 다른 댓글이다. “있는 사람들 등치는 거야 니들이 알아서 밟아주지만 없는 사람들은 그럴 힘도 없어 그냥 세상을 등져버리고 어린 자식들 비참하게 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음 아이디 ‘열공**’)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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