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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눈팅, 귀팅 그리고 실검의 종말

정혜진 바이오IT부 기자

정혜진 바이오IT부 기자




“안 좋은 점도 있었지만 어떤 게 유행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능이었는데 아쉽습니다. 이것보다 더 좋은 기능을 개발해주세요. 응원하겠습니다.”

네이버가 이달 25일 급상승 검색어(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내용의 기사에 한 독자가 남긴 댓글이다.

지난 2005년부터 16년간 PC나 모바일로 네이버에 접속하면 첫눈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서비스가 폐지되니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이용자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정보를 수집하는 하나의 습관이 갑자기 사라진 데 따른 금단 현상일 것이다.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 화면 /네이버 앱 화면 갈무리


네이버로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검색이라는 핵심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접는 것은 네이버가 검색 서비스에 힘을 뺀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대신 ‘스마트 어라운드’ 등 이용자 추천 서비스를 강화해 검색 서비스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중단 이유로 능동적으로 정보를 소비하는 트렌드를 꼽았다. 희소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찾아내려고 하는 이용자들의 변화가 서비스 중단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실시간 검색어가 사라진 시대에 능동적 정보 습득이란 무엇인가. 대중은 모두가 아는 정보 대신 모두가 알지 않더라도 나만의 취향과 관심사를 드러낼 수 있는 희소한 정보를 찾는 데 더 공을 들인다. 이를 위해 ‘눈팅(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게시물을 보기만 하고 참여하지 않는 행위)’이 더 활발해진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더 자주 찾는다. 인스타그램에서 관심 분야를 해시태그로 팔로하거나 관심 인물을 팔로한다. 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차례로 들어가 특정 사안에 대한 코멘트도 확인한다. 유튜브에 올라온 맞춤 동영상이나 인기 동영상을 시작으로 유튜브 알고리즘의 세계에 몸을 맡기면 모르는 것투성이인 세상이 펼쳐진다. 최근에는 ‘귀팅’도 추가됐다. 귀팅은 온라인·모바일상에서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는 행위다. 음성 기반 SNS인 ‘클럽하우스’가 인기를 끌면서 널리 쓰이는 말이 됐다. 클럽하우스의 한 참여자는 “평소에는 만나지 못할, 동경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거나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게 제 발로 이 앱을 깔고 들락날락하는 이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색 대신 추천이 권위가 되는 시대의 한 단면이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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