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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상고 포기'…대규모 투자 결정 앞두고 수장 잃은 삼성, 앞날은(종합)

재상고 실익없다 판단한 듯…형 확정 후 사면 기대

과거 부친 이건희·사촌 이재현 등 기업인 사면 전례

재계, 삼성 대규모 투자 앞두고 경영차질 우려 목소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이날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영장이 발부돼 법정에서 구속됐다./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실형 판결을 수용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이 부회장이 재상고하더라도 판결을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변호인인 이인재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상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형사소송법상 재상고가 가능한 마지막 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날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법정 구속됨에 따라 삼성은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조만간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 걸린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성형주기자


2019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파기환송 판결 '결정타'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이미 2019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사건을 파기환송 할 때 사실상 결정됐다는 평가가 많다.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가 이 부회장의 유·무죄보다 양형, 즉 형벌의 정도를 판단하는 데 초점을 맞춰 심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파기환송심에서 선고받은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상고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형사재판에서 징역 10년 미만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없는데, 이 부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마지막까지 무죄를 주장한 것과 달리,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대국민 사과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던 점도 재상고 포기의 이유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은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임으로써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을 강조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논의와 관련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재상고를 포기하고 하루빨리 판결을 확정받아 사면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재계 유력 인사에 대한 사면은 과거 여러 차례 있었다. 아버지인 고(故) 이건희 회장은 2009년 8월 배임·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확정받았다가 4개월 만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단독 사면을 받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역할이 필요하다는 재계와 체육계 건의가 있어 가능했다. 이 부회장의 사촌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2015년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재상고했다가 이듬해 재상고 포기로 형이 확정된 직후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재현 회장은 오래 지병을 앓은 점과 사회·경제·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 등이 사면에 고려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날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법정 구속됨에 따라 삼성은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조만간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 걸린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성형주기자


수장 부재 삼성, "투자 어쩌나"

이 부회장이 사면이나 가석방 등을 통해 중간에 풀려나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는 내년 7월까지 수장 없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 삼성 내부에서는 최장 1년 6개월간 이어질 총수 부재 기간에 경영 차질을 걱정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옥중 경영'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당장 삼성전자는 3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원이 투입되는 평택 P3라인에 대한 투자결정을 앞두고 있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됐으나 이 부회장 사법리스크에 표류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확대 여부도 삼성전자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사업이다. 인텔이 일부 반도체에 대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외주를 검토중인 가운데 삼성도 14나노미터(nm) 설비 위주인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임박했다.

업계는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 마찬가지로 자국산업 보호 및 일자리 창출 정책에 따라 미국 진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압박하면서 다양한 '인센티브'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도 조만간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측은 이 같은 일각의 우려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2017년 그룹 해체 이후 계열사별로 자율경영을 해온 만큼 일상적인 업무는 사장이 결정하고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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