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버블 때 투자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AP연합뉴스




18일(현지 시간) 미국은 마틴 루터 킹 데이를 맞아 쉬었습니다. 휴일인 만큼 이번엔 버블 때 투자하는 분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3분 월스트리트’ 코너에서 종종 전해드리는 리트홀츠 웰스매니지먼트 그룹의 벤 칼슨 얘기인데요. 그는 미 경제방송 CNBC를 비롯해 월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인물입니다. 이번 내용이 상식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전해드립니다.

거품붕괴 우려는 누구나 해...중요한 것은 시점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버블이 우려된다” “언젠가 터진다”고 하는 이들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너무 빨리 올랐으며 나중에 떨어진다는 얘기는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점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0년대 초반 한국에도 부동산 대폭락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넘쳐났습니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입니다.

미국 증시도 지난해부터 과열 우려가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우상향입니다. 테슬라와 빅테크의 상승폭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벤 칼슨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는 최근에도 증시 버블을 경고한 월가의 비관론자 GMO의 제레미 그랜담을 예로 듭니다. 벤 칼슨은 “그랜담은 지금이 과거 남해회사와 2000년도 닷컴 버블과 함께 금융역사의 가장 큰 버블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사람들도 지난 몇 년 동안 거품을 지적해왔다. 그랜담은 2014년에 버블을 언급했다. 하지만 솔직히 그들은 틀렸다”고 했습니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3,768입니다. 2014년 1월에는 1,800대 수준이었으니까 두 배가량 오른 것입니다.

시장 붕괴를 우려하는 것은 좋지만 과도한 투자를 부추기는 게 나쁜 것처럼 일부 투자자에게 지나친 공포감을 줘 수익 기회를 날리게 하는 것도 무책임한 일이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사과하지 않으며 시간이 한참 흘러 시장이 빠지면 “결국 내말이 맞았다”고 주장한다. /로이터연합뉴스


물론 그랜담은 닷컴 버블과 2007년의 신용 버블을 예상한 것으로 이름나 있습니다. 그러나 벤 칼슨은 “거품 예측에 대한 전문지식은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못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부 거품있지만 시장전체는 아냐...소로스처럼 파도 탈 수도 있어"
그의 말의 핵심은 리스크를 고려하면서 기회를 최대한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선 그는 일부 종목에 버블이 있을지 몰라도 증시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벤 칼슨은 “남해회사와 대공항, 닷컴버블에 대해 연구한 결과 지금이 그때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현재 거품이 끼는 주식과 부문이 잇지만 그것이 주식시장 전체가 필연적으로 무너진다는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그들의 말처럼 한동안 금리를 낮게 유지한다면 우리는 엄청난 경기부양책을 얻는 것이고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 수요가 커질 것”이라며 “버블은 증시의 오작동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확장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늘 버블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퀀텀펀드로 유명한 조지 소로스. 누구가 그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위키피디아


벤 칼슨은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의 전략을 소개합니다. 그는 “소로스는 거품을 보면 나는 서둘러 사면서 불에 기름을 붓는다고 한 적이 있다”며 “(당신도) 소로스가 돼 파도를 탈 수도 있다. 다만 이것은 시장이 유지될 때까지만 훌륭하게 작동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나스닥은 1990년대 후반 호황기에는 무섭게 올랐지만 이후 시장이 꺼지면서 80% 이상 폭락했는데요. 버블은 어느 시점에서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죠.

버블 때 투자하려면 '이것들'을 자문하라...아무 것도 안 하는 것도 방법
말이 쉽지 어려운 일입니다. 보통 사람이 조지 소로스인 것도 아니구요. 여기에서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것은 그의 다음 조언입니다. 버블이라고 우려되는 시기에 투자에 뛰어들 때는 그 전에 최소한 다음과 같이 자문하라는 겁니다.



① 당신은 출구전략이 있습니까?

② 큰 이득을 보면 어떻게 할 겁니까?

③ 당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나요?

④ 꼭 안 뛰어 들어도 됩니다. 수비적 전략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출구전략은 결국 증시에 충격이 왔을 때 어떻게 할 건지 구체적인 단계별 계획이 있는지를 말합니다. 두 번째는 사람마다 그 수준이 다르겠지만 일정 정도의 수익이 났을 때 어떻게 하겠다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세 번째는 감정적으로 흔들리면 그릇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거고요. 네 번째는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죠. 그는 방어적 자세를 취한다고 해서 모든 돈을 현금이나 채권에 넣으라는 게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합니다. 자산배분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죠.

벤 칼슨의 말은 버블이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다만, 그 전에 자신에게 4가지 질문을 통해 향후 전략을 세우고 그에 맞춰 행동하라는 것이다. 버블은 언젠가는 터지기 때문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벤 칼슨은 방어적 투자도 쉬운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는 이들은 “급상승 장을 내가 놓친 게 아닐까?”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데” 같은 생각이 들 것이며 이를 다룰지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또 “내가 틀렸다면 이를 어떻게 알까?” 같은 질문도 스스로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투자에 대한 상한과 하한, 수익실현까지 버틸 수 있는 시간을 종합적으로 따져 투자할 수 있다고 조언했는데요.

물론 시장 상황을 완전히 무시하고 개인의 특성과 재무상황에 맞춰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때로는 좋은 결정이라는 말도요. 벤 칼슨은 “당신은 전문 투자자가 아니다”라며 “투자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추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정답은 없는 것입니다. 다만 자신이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지, 또 자신의 개인적 특성과 재무상황을 따져 명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사람은 버블 우려 시기가 아니더라도 투자는 최소화하는 게 낫습니다.

마지막으로 결정 뒤에는 후회가 없어야겠죠. 교훈은 남겠지만.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