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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동 주민들 뜻대로…모두가 만족하는 마을로

[서울이 다시 살아난다] <3>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

사업초기 공동체 역량 미미

이견에 진행 속도 더뎠지만

앵커시설 건립 등 주민참여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발전

6년 만에 '살기 좋은 동네' 자신

서울 강동구 암사동 ‘암사도시재생 상상나루래’에 들어선 가죽공예 작업장 ‘암사공작소’에서 주민들이 가죽공예를 배우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주민이 직접 참여해 마을을 바꾼다는 게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어요. 사업 진행 과정에서 이견도 있었고 몇몇 난관에도 봉착했지만 주민 모두가 만족하는 마을로 새롭게 탈바꿈했다는 게 가장 기쁘죠.”

3일 서울 강동구 암사1동에서 만난 김일해(57)씨는 “마을이 도시재생 시범사업 지역에 선정됐을 때만 해도 주민이 도시재생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에 모두 반신반의했다”면서 “6년이 흐른 지금 살기 좋은 동네가 되고 지역공동체까지 활성화된 것이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12월 도시재생사업 초기 암사동은 인구 4만여명이 살고 있는 지역임에도 공동체 역량은 미미했다.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주민들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지역공동체의 씨앗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어떤 시설을 어디에 배치하고 마을에 필요한 콘텐츠는 무엇인지를 주민들이 토론하고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 펼쳐졌다.

암사동 주민들은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마을을 최대한 지키는 대신 부족한 시설을 보완하자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여러 차례 회의와 논의를 거쳐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 역량을 강화하려면 거점공간인 앵커시설 설립이 우선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상 4층 규모의 동네 건물을 매입해 2018년 12월 새로 단장한 앵커시설 ‘암사도시재생 상상나루래’는 그렇게 탄생했다. 김경민 강동구 도시재생팀장은 “기존 도시재생사업의 앵커시설은 주로 공공이 주도했지만 암사동은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수정하고 보완해나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주민숙의과정에서 지역공동체가 활성화되고 거주 만족도도 덩달아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 도시재생사업 앵커시설 ‘암사도시재생 상상나루래’ 전경 /사진제공=서울시




암사도시재생 상상나루래에는 다목적 문화공간을 비롯 판매·전시공간과 카페, 공동육아공간, 일자리교실, 공동부엌, 공동체공원 등이 들어섰다. 공간별 용도는 모두 주민들이 직접 선정해 결정했다. 2년마다 운영 주체도 공개 입찰을 통해 주민들이 뽑았다. 이용자만 매달 2,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주민들의 호응은 폭발적이다. 2층에는 서울시가 공모한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유치해 공동육아와 방과후돌봄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앵커시설 건립과 운영에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자발적인 공동체도 자연스레 형성됐다. 예비사회적기업 3곳이 만들어졌고 서울시가 주관하는 도시재생기업(CRC)으로 이어졌다.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마을극단을 운영하는 캔디뮤지컬과 도시재생 콘텐츠를 개발하고 교육하는 생각실험협동조합, 목공예와 인테리어를 교육하는 오라클라운지가 설립돼 활동 중이다. 김한주 생각실험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주민 주도로 도시재생사업이 이뤄지면서 함께 모여서 머리를 맞대면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며 “주민들과 호흡하고 부대껴온 과정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콘텐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 4월에는 강동구 대표 지역산업인 가죽산업 종사자들이 모여 예비사회적기업인 선사가죽산업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앞서 암사동에는 70여개 가죽업체가 있었지만 대부분이 건물 지하에 가내수공업 형태로 운영되고 상호 교류도 없어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해왔지만 협동조합 설립으로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인력을 공유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류훈 시 도시재생실장은 “도시재생사업은 삶의 터전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동네와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사업”이라며 “대규모 개발사업보다 속도는 더디지만 계획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주민과 함께하고 지역 특성을 살리는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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