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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개발 → 사업화 고민 원스톱 해결"...기업주치의로 나선 대학들

[산학협력 새 바람 ‘LINC+’ 현장을 가다]

<중>현장으로 가는 대학교육

아주대, 신약물질 개발 분주 ...외국계 기업에 기술 이전도

한서대는 세계 최초로 항공 객실용 방역 로봇 R&D 나서

강원대·전주대 등 지역 협업센터 운영...경제 활성화 앞장

김용성(왼쪽 첫번째) 아주대학교 교수가 지난 1일 수원 영통구 본교의 켐바이오메디신ICC에서 재학생 등과 함께 항체 정제실험을 하며 치료제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 /수원=오승현기자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여성에게 생리주기를 분석해 알려 주는 첨단 생리컵을 개발한 청년창업기업 ㈜지니컵의 양태양(23, 아주대 기계공학과) 대표는 창업 초기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난 2017년 국내 한 창업경진대회에서 1등을 한 이후 한 창업가 가족이 사업을 도와주겠다고 해서 사업계획서를 보여줬는데 그들이 이를 도용해 ‘기술혁신형 창업지원사업’에 먼저 등록해 버렸다. 양 대표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모교의 교수진이었다. 교육부 정책사업인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에 참여한 아주대 교수가 동문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 양 대표는 무료로 장기간의 법률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빼앗길뻔한 지식재산권(IP)을 소송으로 되찾았다. 양 대표는 “아주대 LINC+사업단으로부터 법률적 도움 뿐 아니라 시제품을 제작할 때도 (기술적·재정적으로) 지원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양 대표의 사례는 국내 주요 대학들이 산학협력을 통해 경영 애로를 풀어주는 ‘기업주치의’로 진화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LINC+사업을 실행해온 대학들은 ‘기업협업센터(ICC)’를 설립해 기업의 경영상담자 역할을 하고 있다. ICC는 연구개발(R&D) 및 인프라·비용을 지원한다. 또한 상품 디자인개발, 특허지원 및 사업화, 마케팅, 수출 판로개척, 법률문제 대응, 고용 및 재직자 교육까지 돕는 원스톱서비스 기지다.

지난 1일 서울경제신문이 찾아간 수원 영통구의 아주대 캠퍼스도 학내에 설치한 5개 ICC를 통해 R&D를 하고, 기업들을 돕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그중 신약 물질 등을 연구하는 ‘켐바이오메디신 ICC’에선 교육연구단장인 김용성 응용화학생명공학과 교수가 십여명의 연구원들과 치료용 항체 개발에 한창이었다. 김 교수는 “현재 세포 차원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표적단백질을 타깃(target·겨냥)하는 세포침투항체를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암 치료용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종의 알러지성 천식인 호상구성 천식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각각 ‘인터루킨4수용체’, ‘인터루킨5수용체’를 타깃하는 항체와 두 수용체를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항체를 개발하고 있다”며 “현대인의 10~20%가 이 같은 질환을 앓고 있어 앞으로 치료제 시장이 매우 커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앞서 여러 질환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인터루킨12 표적 항체도 개발해 외국계 기업에 기술이전을 하기도 했다. 해당 항체 치는 현재 임상단계에 돌입했다.

김 교수는 LINC+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된 ICC의 운영효과에 대해 “산학협력의 허브(hub·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과거엔 교수들이 각자 개별적으로 산학협력을 진행해야 했지만 이제는 ICC를 기반으로 교수진과 48개 기업들이 함께 연구·교류하면서 서로 애로사항을 돕고, 기술이전, 교육, 기술박람회 추진 등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서대가 항공·공항 산업 분야 산학협력을 위해 마련한 비행장 활주로에서 교수 및 재학생들이 교육용 항공기 관련 실습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서대




한서대도 기업 고민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서대는 ICC기술혁신센터를 4개 분야(항공·공항산업, 4차 산업, 지역특화산업, 디자인융합산업)에 걸쳐 설립했다. 특히 항공·공항 분야에선 인재양성, 기술개발을 위해 국내 대학중 유일하게 비행장을 운영하고 있다. 46대의 교육용 항공기도 확보했다. 지난 6월에는 보건용로봇개발사인 힐스엔지니어링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항공객실에서 운용할 수 있는 방역로봇 R&D에 나서기로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한층 중요성이 더해진 항공 분야 방역자동화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게 됐다. 한서대는 해산물 분야 기업 바다오이에 3만6,000평 규모의 부지를 20년간 무상을 제공하고 인공지능(AI), 태양에너지 등을 이용해 해삼, 꽃게, 전복 등을 친환경적으로 키우는 스마트양식시스템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독창적인 학사운영으로 산업현장 수요에 부응하는 사례도 있다. 동서대다. 이 대학은 ‘클래스셀링’이라는 브랜드로 독자적인 산학협력체계를 완성했다. 이는 기업이 요청하는 교과목을 즉시 개설한 뒤 교수와 기업이 함께 학생을 지도하고 수업을 통해 나온 결과물을 기업에 판매하는 일종의 주문식 판매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올해 기준으로 17명의 운영 교수진(원장 포함)과 3명의 행정직원을 두고 있으며 17개의 과목을 편성했다. 또한 채용연계형 기업맞춤 교육과정인 클래스셀링 교과목을 10개 마련했다.

강원대와 지역 기관 관계자 등이 지난 2월 10일 드론 전문 스포츠 선수 양성을 위한 드론 축구장 현판식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강원대


지역사회를 돕기 위한 ‘지역협업센터(RCC)’를 운영하는 대학들도 적지 않다. 강원대, 전주대 등이 RCC를 두고 성과를 내고 있다. 강원대의 경우 지역 기관과 손잡고 관광·문화자원 등을 개발하는 ‘강원도길 개발사업’에 나섰다. 대학이 보유한 인프라와 자원 등을 활용해 산업을 살리는 학내 산업혁력단지인 ‘스타트업큐브’를 구축해 지역내 창업기업의 입주를 지원하기도 했다. 전주대 RCC는 전북과 전주시의 특화산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드론축구산업 지원에 나섰다. 세계 최초로 국제드론축구대회를 전주시와 공동개최했으며 국토교통부 등과 손잡고 국제드론박람회를 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LINC+ 사업 참여 대학들이 개별 기업과의 협업 차원을 넘어 지역별·권역별 사회·경제이슈를 발굴해 상생모델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산학협력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대학들이 서로 모범 사업 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하면 앞으로 시너지가 더욱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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