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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로봇 무릎 인공관절수술, 인대 손상·통증 감소

■힘찬병원, 수술 로봇 '마코' 써보니

잘라낼 뼈·삽입할 인공관절 크기와

관절간격·다리 축 정렬 등 알려주고

계획된 범위서 벗어나면 멈춰 안전

자연스러운 움직임, 빠른 재활 도와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73세 여성 서모씨는 오랜 기간 무릎 관절염에 시달렸다. 회복에 대한 걱정으로 수술을 망설였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최근 강북힘찬병원에서 양쪽 무릎 모두 로봇 인공관절수술(치환술)을 받았다. 수술 전 걱정과 달리 보조기 없는 보행이 남들보다 빨라 만족스러웠다. 퇴원할 때도 혼자 걸어서 집에 갈 수 있었다.

서씨처럼 무릎 관절염이 말기로 진행돼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환자 10명 중 8명은 여성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7만7,579명 중 82%(6만4,058명)가 여성이었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장이 ‘마코’ 로봇시스템의 모니터에 그림과 수치로 나타난 관절간격, 다리 축 정렬각도 등을 확인하며 인공 무릎관절수술을 어떻게 할지 구상하고 있다. /사진제공=힘찬병원




여성이 무릎 관절염에 취약한 것은 남성보다 무릎 주변 근육량이 적어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작은 자극에도 연골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하체 근육이 적으면 수술 후 재활에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고 회복기간이 길어진다. 그래서 더 정교한 수술이 요구된다.

무릎 인공관절수술에 로봇 시스템을 도입·활용하는 의료기관이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스트라이커의 무릎·엉덩 인공관절수술용 로봇 ‘마코(Mako)’의 확산세가 가파르다.

◇ 무릎 굽히거나 펼 때 관절 간격 비슷해지게 도와

다리 축을 보다 반듯하게, 무릎을 굽히거나 펼 때 관절이 보다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계획된 수술 범위 밖으로 벗어나면 절삭 도구 작동이 멈추도록 햅틱 기술이 적용돼 정상 조직의 손상, 특히 통증에 민감한 인대 등 연부조직의 손상을 줄여준다. 이는 환자 회복속도와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진다. 2018년 영국 정형외과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로봇수술 환자의 퇴원은 일반수술 환자보다 28시간,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올리기까지 11시간 빨랐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후 초기에 걷기운동과 무릎 굴곡(굽힘)운동 등을 꾸준히 해야 관절 가동범위를 회복하고 주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며 “로봇 수술은 환자들이 체감하는 통증을 줄여 재활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기존 수술은 2차원(2D) 영상자료를 바탕으로 노화된 무릎관절과 인공관절의 크기를 대략적으로 가늠한다. 그래서 인공관절 4호가 맞을 것 같아도 3~5호를 모두 준비했다가 수술장에서 맞는 크기를 선택한다.

반면 마코 로봇시스템은 3차원(3D)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바탕으로 삽입할 인공관절의 크기를 계산해 수치로 보여준다. 때문에 꼭 맞는 인공관절을 미리 결정하고 뼈를 어느 정도 깎아 잘라낼지, 인공관절을 어디에 삽입할지 등 사전 수술계획도 세울 수 있다.

수술 후 무릎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려면 무릎을 구부릴 때와 펼 때 관절 간격이 비슷하고 안쪽·바깥쪽 인대 간 균형이 중요하다. 마코는 수술 전 환자의 무릎에 부착한 센서가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할 때 관절 간격과 좌우 균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수치로 보여준다. 집도의는 CT로는 알 수 없었던 관절 간격과 좌우 인대의 길이, 타이트한 정도를 모니터를 보며 조정한다.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할 때 새 타이어를 장착한 휠의 좌우를 장비에 걸어 밸런스를 잡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강북힘찬병원 남동철 정형외과 전문의는 “로봇수술은 의사가 환자의 다리를 구부리고 펴면서 변화되는 관절 간격을 정확한 수치와 3D 입체영상으로 확인하며 수술하기 때문에 관절 가동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무릎 인대와 힘줄 등 연부조직도 고려해 수술하기 때문에 의사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기존 수술보다 다리축 정렬각도 교정폭 1도 이상 커

인공관절수술에서는 엉덩·무릎·발목관절 중심을 잇는 다리 축의 정렬 각도를 일직선에 가깝게 교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리 축 정렬각도는 무릎관절 중앙에서 엉덩관절의 아래쪽 부분인 대퇴골두(대퇴골, 즉 넓적다리뼈의 위쪽 끝 둥근 부분) 중앙을 잇는 선(그림 파란 선)과 발목 중앙을 잇는 선(녹색 선)이 만나는 각도(노란 영역)를 말한다.

이 병원장은 “기존 인공관절 수술은 다리 축 정렬을 몇 도로 할지 통계적·경험적으로 결정했다면 로봇수술은 미리 찍은 3D CT를 통해 결정하고 센서를 부착해 다리를 움직이면서 실시간 확인하기 때문에 훨씬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지난 5~8월 목동힘찬병원에서 마코 로봇을 활용한 인공관절수술과 기존의 일반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환자 각 200명의 수술 전후 다리 축 정렬각도를 분석했더니 로봇수술의 교정 폭이 1도 이상 컸다.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다리 축 정렬각도는 수술 전 9.23도에서 수술 후 1.67도로 7.56도 교정됐다. 일반 수술 환자는 8.74도에서 2.75도로 5.99도 교정됐다.

한국인은 무릎 중앙이 대퇴골두와 발목 중앙을 잇는 선보다 조금 바깥쪽에 있는 약간의 ‘O다리’가 흔하다. 나이가 들면서 무릎 연골 안쪽이 집중적으로 닳아 O다리가 심해지고 다리뼈 정렬각도가 커지며 대퇴골과 정강뼈가 직접 부딪혀 통증이 심해진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기존의 일반 인공관절 수술도 다리 축 정렬각도가 평균 2.75도로 교정돼 수술 결과가 우수하고 수술 후 환자 만족도가 90% 이상이지만 로봇시스템을 활용하면 1도 이상 더 교정돼 체중이 고르게 분산되고 무릎 운동범위도 커진다”고 말했다.

다만 로봇 수술을 받으면 환자 본인부담이 커진다. 힘찬병원의 경우 일반 인공관절수술의 총 본인부담액(10~14일간 입원비, 검사비 등 포함)은 한쪽이 350만~400만원, 양쪽이 650만~700만원 수준. 로봇수술은 이보다 100만~120만원씩 더 든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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