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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석탄' 과정 전력공백 불가피...차세대원자로 등 대안 필요

[대통령직속委 "脫탄소, 원전도 대안"]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 퇴출...전기요금 인상 불보듯

주먹구구식으로 내연차 판매금지 시기 결정..."근거빈약"

기후회의, 중장기 국민정책제안 이달내 정부에 전달 계획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함께 만든 미세먼지·기후위기 극복 방안 중장기 국민정책제안’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는 23일 석탄발전소 퇴출시한을 오는 2040년으로 제시했다. 불과 닷새 전 환경부가 발표한 ‘2050년 장기 저탄소발전전략(LEDS)’ 추가 검토안보다 10년이나 빠르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빨라진 석탄발전소 퇴출로 나타날 수 있는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과 전력수급 문제 등 부작용을 고려해 원자력발전을 보완재로 내놓았다. 결국 탈탄소를 이루려면 탈원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고언을 받아들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탄소중립 정책과 탈원전은 여당 내에서도 ‘어려운 과제’로 지적됐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원전은 갖고 갈 수밖에 없다”며 “탈원전 네이밍(명칭)부터 잘못됐다. 그냥 에너지 전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탄소를 배출하는 석탄발전까지는 대체가 가능하지만 에너지 섬나라인 우리는 탄소도 줄이고 원전도 줄이면서 넷제로(탄소중립)까지 가기 어려운 과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기요금 급상승 우려에 원전 활용

이날 발표된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은 석탄발전을 빠르게 퇴출시키는 대신 원자력을 대체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석탄’ 과정에서 생기는 전력 공백을 원자력 에너지로 보완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지만 탈탄소와 탈원전을 동시에 진행하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한 셈이다. 탈탄소 정책이 그대로 진행되면 2030년 우리나라 전력 에너지원 구성은 ‘원전 18%, 석탄+기타(재생에너지·천연가스) 82%’로 구성된다. 2045년에는 석탄에너지원 없이 ‘원자력+기타 에너지’로만 100% 구성된다. 현재 6.5% 수준인 재생에너지가 계획대로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면 원전의 비중이 예상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 상승도 원전을 보완재로 내세운 이유다. 석탄발전(1kwh당 87원64전)보다 전력구입 단가가 비싼 신재생(174원47전), 천연가스(119원13전) 비중을 늘리면 전기요금이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전력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비용을 50~100%까지 추가 부담시키기로 하면서 서민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넷제로 달성위해 소형원자로 개발



전문가들은 탈탄소와 탈원전이 같이 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에너지 전환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2050년 넷제로 달성이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전력공급 체계를 바꾸려는 국가 전략에 맞춰 소형 원자로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미래 산업의 핵심인 수소경제를 촉진하기 위해서도 값싸게 대량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한국형 차세대 소형 원자로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객관식으로 내연기관차 퇴출시점 결정

이날 발표된 내연기관차 퇴출시점도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은 2035년 또는 2040년부터 무공해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PHEV)만 국내에서 신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연기관차량 판매금지 시점이 두 개로 제시된 것은 국민정책참여단 안에서도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500명으로 구성된 국민정책참여단은 2035년, 2040년, 2045년, 2050년, 2051년 이후 등 다섯 가지 항목 중에 선택하는 방식으로 내연기관차 퇴출시점을 골랐다. 내연기관차 퇴출시점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객관식 보기 중 하나를 고르는 식으로 선정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국가기후환경회의 측은 분야별 전문위원회에서 국내외 논의·정책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범위를 제공한 뒤 각자 꼼꼼하게 문제점을 살펴본 후 골랐고 설문조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초미세먼지 관리목표를 2019년 23㎍(100만분의1g)/㎥에서 15㎍/㎥로 강화하고 기존 기후·환경 관련 위원회들을 통폐합 재정비한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이날 발표된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이달 안에 정부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제안을 토대로 각종 정책을 마련한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지난해 제안한 단기 응급대책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곧바로 시행된 만큼 이번 중장기 대책도 실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환경부는 문 대통령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석탄발전 퇴출·친환경차 확대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병욱 운영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말한 탄소중립과 관련된 밑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까지 정부가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제안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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