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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어렵네…전문가 어디없나"...자산가 몰리는 자문형 랩

대세 상승 끝나고 박스권 돌입하며 계약 급증

전문성에 투명성·자율성 더해 시장수요 충족

토러스·조인에셋 등 자문형 랩 성과 돋보여

'업계1위' 삼성, 95%가 벤치마크 성과 웃돌아

한투·한화·유진 등 증권사도 신규 상품 출시





50대 투자자 A씨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의 추천으로 최근 자문형 랩에 가입했다. 매력적인 성장주는 주가가 너무 올라 사지 못하고 가치주를 사자니 단기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 같아 고민하던 상황에서 전문가가 투자해준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투자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자문형 랩이 박스권을 오가는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자 선택을 잘했다며 만족하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가 진정되고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들어선 가운데 증권사의 자문형 랩 상품이 자산가들 사이에서 다시 입소문을 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두 달 새(8월 말 기준) 자문형 랩 계약건수는 500건 이상, 잔액은 2,124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외 주식형펀드 잔액이 3조원가량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간접상품으로는 흔하지 않은 성과다. 국내에서 자문형 랩 상품을 가장 활발하게 판매하고 있는 삼성증권의 경우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판매된 2,000억원 규모의 자문형 랩 상품 중 1,000억원이 7~8월 두 달 동안 판매됐다.

자문형 랩은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운용되는 증권사 랩 어카운트 상품이다. 랩 어카운트는 종목 편입비율 규제가 있는 펀드와 달리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채권 등 여러 상품에 자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0~2011년 ‘차화정(자동차·정유·화학)’으로 대변되는 특정 섹터 주도 랠리 때 인기를 끌다가 이후 증시 분위기가 바뀌며 수익률이 떨어지자 인기가 시들해진 상태였다.

자산가들이 자문형 랩에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에는 박스권 장에 머무르는 증시가 있다. 대세 상승이 마무리되고 섹터가 순차적으로 오르내리자 시장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이 가능한 전문가 자문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간접투자면서도 직접투자처럼 투자대상과 투자성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10%룰 등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규제가 없어 특정 테마에 대한 집중투자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밖에 최근 사모펀드에 사고가 잇따르며 신규 설정 사모펀드가 줄어든 점과 사모펀드와 비교해 낮은 수준(1,000만~3,000만원)인 최저가입 금액도 자문형 랩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자문형 랩은 시장 대비 우월한 투자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자문이 자문하는 ‘토러스Blend형랩’은 최근 6개월 수익률이 55.2%, 조인에셋투자자문이 자문하는 ‘차이나백마주_s’는 40.6%로 각각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와 CSI300을 크게 웃돌고 있다. 최근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큰 시장인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미국 루미스세일즈 올캡 랩은 2017년 출시 이후 91%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판매 중인 21개의 국내외 자문형 랩 상품 중 20개 상품이 연초 이후 벤치마크 수익률을 초과하고 있다는 게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현재훈 삼성증권 랩운용팀장은 “실시간으로 편입 종목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성과 특정 종목 비중을 높이거나 편입을 원하지 않는 종목을 제외할 수 있는 자율성 등이 최근의 직접투자 선호 트렌드에 부합하며 자문형 랩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자문형 랩을 외면하던 다른 증권사에도 신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KPI투자자문의 자문을 받아 한국·중국·일본에 상장된 주식·ETF 등에 분산투자하는 ‘한중일콜라보랩’을, 앞서 7월에는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이 자문하는 ‘한국투자 글로벌 스텝다운 랩 4호’를 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토러스투자자문이 자문하는 ‘챔피언 토러스 자문형 랩(Wrap)’, 한화투자증권은 더리퍼블릭투자자문이 자문하는 ‘더퍼블릭 성장가치 랩’을 선보였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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