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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몰빵' 원정개미 이중고…中·韓으로 눈 돌릴까

[1,140원 밑돈 원·달러 환율]

해외직구 美주식 비중 95% 달해

원화 대비 달러화, 3주만에 3% 하락

약달러 기조 지속땐 투자매력 줄어

中주식은 위안화·증시상승 수혜 기대





원·달러 환율이 1,140원을 밑돌며 1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원화 강세 국면이 이어지자 미국 주식 직구족들이 환차손을 입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편식이 심해지는 가운데 최근 대형 정보기술(IT)주들이 조정 양상까지 보이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가팔랐던 달러화 약세가 당분간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내년 글로벌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약달러 기조는 재차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견조한 경제회복과 이에 따른 통화 강세까지 예상되는 중국·한국·대만 등의 ‘선진 이머징’ 국가로 투자자산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원정개미, 미국 주식 편식 심화=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결제금액 기준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매수 결제한 금액은 31억2,135만달러로 전체 해외주식 매수 결제 금액(32억9,812만달러)의 94.6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 비중은 불과 2~3년 전만 해도 50% 정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 주식 매수 비중은 80% 정도를 유지하다가 올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달 94.57%까지 비중이 늘어난 뒤 이달에도 94% 이상 비중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반면 한때 20~30%대의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과 홍콩 주식은 인기가 급속하게 식었다. 올해 1월만 해도 두 시장 주식 비중은 20%를 넘어섰지만 이달 들어서는 4.22%로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주식 역시 0.71%에 불과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는 사실상 미국 투자와 다름이 없게 됐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편식이 더 심해진 것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초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고 여전히 추가 부양책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유럽에서는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의 변수도 남아 있다.

펀드 자금 역시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중국주식형 펀드에서 152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반면 북미주식형 펀드에는 327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3개월 기준 펀드 자금유출입금액도 중국은 -1,787억원, 북미는 3,025억원이었다.



◇미 대형 IT주 조정 속, 환차손까지 입어=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원60전 내린 달러당 1,139원40전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4월19일(1,136원90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원50전 내린 1,140원50전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장중 한때 1,138원20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중국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한 위안화 강세 기조를 좇아 원·달러 환율도 하향 압력을 받았다

이처럼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원정개미들의 매수가 집중된 미국의 대형 IT주들은 최근 조정 이후 소폭 반등했으나 환차손까지 계산하면 ‘남는 게 없는 투자’가 됐다.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9월29일 1,173원60전에서 10월20일 1,139원40전으로 2.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0.9% 올랐으나 달러화 가치 하락폭이 커 원화로 환산하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주식의 경우 위안화 상승에 따른 환차익과 증시 상승의 수혜를 모두 누릴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달러화 약세가 기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미국 주식의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진희 NH아문디자산운용 글로벌투자부문장은 “달러화는 위기 시 안전자산으로 통용되는 만큼 항상 일정 부분 배분할 필요는 있지만 모든 외화자산을 달러화로 갖고 있다면 유망한 이머징 통화 자산으로 일부 분산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머징 국가 중에서도 중국·한국·대만과 같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고 IT·헬스케어 등 혁신 산업에서 성장이 이어지는 국가로 국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희 삼성증권 SNI본부장은 “달러화 약세 기조는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단기적으로 달러화의 일시적인 강세 가능성은 존재하므로 달러표시 자산을 다양한 외화자산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혜진·박성호 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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