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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오시리스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땅의 신 ‘게브’는 하늘의 신 ‘누트’와 혼인해 다섯 남매를 뒀다. ‘오시리스(Osiris)’가 첫째 아들이다. 오시리스는 이시스와 결혼해 인간에게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는 방법 등을 가르치면서 나라를 잘 다스렸다. 하지만 왕위를 탐낸 동생 세트의 음모에 빠져 살해당한 후 나일강에 던져졌다. 남편의 시신을 찾아낸 이시스가 이집트로 가져왔지만 세트가 다시 빼앗아 14조각을 내 곳곳에 버렸다.

이시스는 물고기가 삼켜버린 생식기를 제외한 유해 조각을 찾아내 미라로 만들었고 신의 도움을 받아 오시리스를 부활시켰다. 부활한 오시리스와 이시스 사이에서 낳은 아들 호루스는 아버지의 원수인 세트와 싸워 이집트의 왕이 됐고 오시리스는 지하 세계를 통치했다. 이후 파라오로 불리는 이집트 왕들은 자신이 죽으면 오시리스가 된다고 믿었고 백성들은 파라오가 죽은 후에도 나라를 지켜준다고 여겼다. 이집트인에게 오시리스는 ‘저승의 신’인 동시에 ‘영생과 부활의 상징’이었던 셈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OSIRIS-Rex)’가 2년간의 준비를 끝내고 21일 소행성 ‘베누’ 표면에서 토양 및 자갈 샘플 채취를 시도한다. 라틴어로 ‘국왕’이라는 뜻의 ‘렉스’를 합친 ‘오시리스 렉스’는 소행성의 기원, 스펙트럼 해석, 자원 식별, 안전 연구와 토양 탐색 등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집트 신화 속 ‘불사조’를 뜻하는 베누는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소행성으로 지름이 492m에 불과하다. 45억년 전 태양계 탄생 당시를 볼 수 있는 ‘타임캡슐’ 역할도 한다. 영하 200도가 넘는 우주에서 태양계 형성 초기 물질을 그대로 간직해온 만큼 우주의 신비를 풀어줄 열쇠다. 6년마다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 베누는 2135년께 지구의 35만㎞까지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돌 확률은 2,700분의1이지만 혹시 모를 비극에 대비해 베누의 성분 분석은 필수다.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므로 만일의 위협에 대비해 역사적 도전에 나서는 오시리스가 영생의 상징으로 기록되기를 기대해본다. /정민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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